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 이후, 주요 수혜주로 부각된 종목들의 주가가 평균 27%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NH투자증권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관련 기업으로 제시한 종목 가운데 주요 기업 18곳의 주가는 정책 추진 방향이 발표된 지난 5월 7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두 달여 만에 평균 27.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1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종목별로 보면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 중 그린 에너지 관련 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이 기간 67.1%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비대면 산업 수혜주로 부각된 가운데 디지털 뉴딜 관련 핵심 종목으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두 달여 만에 57.8% 상승했다.
이밖에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업으로 꼽힌 LG화학(45.8%)과 삼성SDI(35.8%), 그린 리모델링 수혜주로 전망된 LG하우시스(21.1%) 등의 주가도 빠르게 올랐다.
실적 전망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3조33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7조7697억 원)보다 71.7% 높은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약 160조 원을 투입해 1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등 바탕으로 △데이터 댐 △지능형(AI)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 산단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10대 대표 과제를 제시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정책 기대의 선반영 정도에 따라 일시적인 주가 등락은 있겠지만, 이들 산업·종목들의 추세적인 상승세는 견고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뉴딜 관련주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역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경우, 관련 업종·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업종을 크게 웃돈 경우가 많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3월 박근혜 정부가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1년간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66.4% 상승하면서 전체 22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역점 사업으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와 하이브리드카 관련주가 각각 26.74%, 29.22%씩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7.70%)을 웃돌았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이번 한국판 뉴딜은 단기적인 정책 테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세계적 트렌드에 기반을 둔 정책인 만큼 과거 정책 테마들과 달리 중장기적인 정책 기조의 지속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