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ㆍ대림산업 미분양 자금 2조원 넘어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전방위적인 아파트 사업을 통해 공급량 자체가 많은데다 대부분의 경우 분양가도 높게 책정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내 주택사업 부문에서 선두를 다투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의 경우 확인된 미분양 주택수만 40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회사 경영에 영향을 끼칠 정도란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중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GS건설로, 이 회사는 전국적으로 무려 4873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가를 감안한 묶인 돈은 무려 2조564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GS건설의 경우 수도권과 부산지역, 그리고 천안 일대에 공급한 1000세대 이상 대단지가 모두 주택형별로 두 자리수 이상의 미분양을 기록하며 '미분양 1등업체'의 불명예를 안았다.
GS건설은 지역과 주택형으로 고려치 않은 단순 산술 평균으로 봤을 때 가구당 분양가는 6억5000만원으로 이 같은 고분양가도 미분양 1등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림산업은 미분양 주택수에 있어서는'업계 최강'의 불명예를 안았다. 대림산업은 5804가구의 미분양주택을 보유, 규모로는 GS건설을 능가했다. 다만 이 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비수도권 지방에서도 중소도시 공급 물량이 많아 미분양 자금은 2조5320억원으로 GS건설보다 다소 낮았다.
대우건설 역시 전국적으로 4059가구의 미분양을 보유, 미분양 규모에 있어 GS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형편. 대우건설도 미분양으로 묶인 자금이 1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미분양으로 묶인 자금만으로 봤을 때 GS건설에 비해 여유가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심각하다.
GS건설의 경우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의 대단지 물량이 많아 미분양 해소가 그나마 가능한 반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경우 미분양 물량 중 다수가 비수도권 지방 물량이라 그만큼 해소가 어려운 '악성'미분양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는 실정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수도권에서도 인천 부평구 부개동 '부개푸르지오'와 시흥 능곡지구 물량을 제외하면 평택이나 남양주 오남 등 비인기 지역이며 수요가 없는 지역이 많아 미분양 자금은 더욱 오래 묶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는 현대산업개발이 3899가구의 미분양 주택을 보유, '미분양 3위'에 올라섰다.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함께 아파트 브랜드 관리가 잘돼있는 것으로 이름 난 현대산업개발도 '말기 암환자'에 비유되는 지방 분양시장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셈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미분양으로 1조6050억원의 자금이 묶여 있는 상태다.
2008시공능력평가순위 11위인 두산건설도 미분양 악재에 톡톡히 시달리고 있다. 두산건설은 2483가구의 미분양을 갖고 있어 미분양 자금으로도 1조원이 넘어선 상황이다.
두산건설의 상황도 대림산업이나 대우건설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형편. 두산의 경우 유독 지방 도시 대단지 물량이 많고 특히 지방에선 인기가 별로 없는 주상복합이 많아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 회사는 부산에 공급했던 '위브더포세이돈'오피스텔 계약자들이 대거 계약해지를 요구하면서 '사기분양'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또 1616가구의 미분양을 보유, 비교적 양호한 미분양 물량을 갖고 있는 현대건설도 미분양으로 묶인 자금은 1조원을 넘어선 상태. 이는 ▲롯데건설(1782가구), ▲SK건설(1441가구), ▲포스코건설(1326가구) 등 비슷한 미분양 가구를 갖고 있는 타 '메이저'건설사에 비해 높은 금액이다.
이는 고분양가가 책정됐던 경기 용인 성복동 일대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1,2,3차가 대거 미분양이 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미분양 가구수는 전국적으로 942가구에 그치며 이에 묶인 자금도 3700억원에 불과해 가장 효율높은 주택사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대형건설사는 아니지만 공격적인 주택 마케팅을 폈던 주택전문업체들도 ▲월드건설(1029가구, 3840억원), ▲현진(1058가구, 3080억원)의 미분양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