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 위해”…이어지는 상장사 합병 러시, 반응은 제각각

입력 2020-07-20 15:11 수정 2020-07-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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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 구조조정과 재편을 위해 계열사나 자회사를 합병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 사업 시너지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지만 합병 소식을 받아들이는 시장의 반응은 기업마다 엇갈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들어 총 29개의 상장사가 계열사나 자회사 등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합병을 이미 완료한 상장사와 현재 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상장사를 모두 합친 수치로, 전년 동기(21개)보다 38% 증가한 수준이다.

상장사별로 살펴보면, 인터파크홀딩스(인터파크), 스카이이앤엠(에이나인미디어), 위메이드(위메이드서비스), 코웰패션(씨에프에이), 에코바이오홀딩스(에코에너지, 에코바이오수소), 에이앤티앤(아래스), 메가스터디교육(위메스), 태경케미컬(태경그린가스), 해성산업(한국제지), 탑엔지니어링(탑프리시전), LG헬로비전(하나방송), 이앰앤아이(이앰인덱스), EDGC(이디지씨헬스케어), 줌인터넷(처방해줌) 등이다.

케이알피앤이는 대한그린에너지의 자회사인 대한발전기술 흡수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합병비율은 1대 170.5448833이고, 이번 달 31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합병반대 의사통지 접수 기간을 거쳐 변수가 없다면 9월21일 합병을 완료하게 된다.

업계에선 이번 합병시도를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적자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이 발표된 이후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등 시장 주목도도 높아진 상태다. 대한발전기술은 태양광, 풍력발전소의 유지보수 업무를 맡는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업체의 실적은 매출액 43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83억 원가량 영업 손실을 낸 케이알피앤이 입장에선 합병이 완료되면 실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산업용 필터를 만드는 시노펙스도 특수소재 제조업체인 프론텍의 흡수합병을 진행 중이다. 프론텍은 PTFE(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라는 소재를 주로 만든다. 해당 소재는 수소연료전지 지지체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수요가 몰린 에어필터 등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쓰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PTFE 기술이 추진 중인 사업에 든든한 지원이 될 것”이라며 “국산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러 상장사가 국가 정책이나 경제 상황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계열사나 자회사와 합병을 진행 중이다.

줌인터넷은 원격의료 제도화 논의가 나왔던 시기인 지난달 중순 건강 관련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처방해줌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IT 기술을 활용한 건강 관련 서비스 사업을 본사 차원에서 지속해서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중 한 곳인 EDGC도 다음 달 체외진단기기 판매 및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이디지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한다.

다만 합병 소식을 받아들이는 시장의 반응은 기업마다 갈렸다. 회사의 경영 실적과 재무상황에 따라 합병 소식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가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지난 15일 합병을 발표한 케이알피앤이의 경우 다음날 주가가 오히려 5% 가까이 떨어져 현재까지도 내림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시노펙스의 경우 합병의사를 밝힌 10일 장중 10% 넘게 급등했고, 익일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관련주로 묶인 영향까지 합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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