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엘리트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조기 접종”

입력 2020-07-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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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진·재벌·관리 등 4월부터 국영 연구기관 개발 백신 맞아…푸틴 대통령 접종 여부 밝혀지지 않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일(현지시간)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 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투표소를 찾은 시민의 체온을 체크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일(현지시간)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 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투표소를 찾은 시민의 체온을 체크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러시아에서 엘리트들이 코로나19에 전염될 것을 우려해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백신을 조기에 접종한 사실이 드러났다.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유나이티드코루살을 포함한 주요 기업 경영진과 억만장자들, 정부 관리들은 4월부터 보건부 산하 연구기관인 가말레야연구소(Gamaleya Institute)가 개발한 백신을 맞아왔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군부가 가말레야의 백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백신은 지난주 군인 등 약 4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1상을 마쳤으나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가말레야 측은 전날 블룸버그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크렘린궁 대변인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다른 정부 인사들이 접종했는지에 대한 문의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록 1상이 지난주 끝났지만 가말레야 측은 서구 라이벌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임상시험과 기타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에 “임상시험 3상을 8월 3일 시작할 계획”이라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천 명이 실험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9월부터 전국적으로 배포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구권에서 임상시험 3상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더 잘 평가하기 위해 최소 수개월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말레야가 개발하는 백신은 인류에 해가 없거나 그 정도가 약한 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이 백신은 사람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써서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과 융합시켜 인체 면역 반응을 자극한다. 현재 캐나다에서 이미 임상시험 2상이 진행 중인 중국의 칸시노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백신과 비슷하다.

공식 임상시험과 달리 러시아 기업과 정치 엘리트들이 아직 안전도 확인되지 않은 이 백신을 접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소식통은 “엘리트들에게 실험 백신 접종에 자원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은 합법적이지만 혹시 모를 역풍을 피하고자 비밀에 부쳐졌다”며 “최소 수백 명이 연루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주사를 맞은 사람이 적어도 수십 명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드미트리예프 CEO는 “나와 가족이 백신을 맞았으며 상당수의 다른 자원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가말레야 측에 따르면 실험에 참여한 팀은 물론 연구소 원장도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을 맞은 한 기업 CEO는 “어떤 부작용도 경험하지 못했다”며 “평소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참가자들은 발열과 근육통 등 부작용을 호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77만 명을 넘어 미국과 브라질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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