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존전략] 오뚜기 이강훈ㆍ삼양식품 진종기의 선택은 '강점 특화'

입력 2020-07-21 15:31 수정 2020-07-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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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강자' 오뚜기, 내수 집중 위해 물류 강화…수출 기업 탈바꿈 삼양식품, 해외 드라이브 가속

올해 상반기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린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매출 호조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에는 비상 식량의 대표 격인 라면을 찾는 손길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늘어났지만 점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는데다 하반기 경기 변동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1위인 농심이 국내에서 50% 이상의 점유율 기록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건히 한 가운데 라면 2, 3위 업체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수장은 '강점 특화'라는 공통된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제공=오뚜기)
(사진제공=오뚜기)

이강훈(67) 오뚜기 사장은 물류 서비스 확대를 통한 내수 시장 역량 강화에 나섰다. 오뚜기는 매출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올리는 전통적인 '내수의 강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뚜기 용인물류 외 5개 토지와 건물, 구축물 등 1112억 원 규모 자산을 자회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에 현물출자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물류서비스를 종합물류 회사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아무래도 코로나 등으로 최근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류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증설 계획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오뚜기물류서비스가 오뚜기 설비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다.

2008년부터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이 '내수 중심' 경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뚜기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신제품인 진비빔면과 오동통면, 진진짜라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가공식품을 비롯한 면 제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으로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무리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보다는 강점이 있는 내수 시장에서 성장을 도모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사진제공=삼양식품)

전임자인 김정수 전 사장을 대신해 6월부터 삼양식품 경영 부문을 이끌고 있는 진종기(53) 대표도 오뚜기와 비슷하게 "잘하는 것을 잘하자"는 경영 전략을 내놨다. 진 대표는 삼양식품 지원본부장과 삼양목장 대표를 거치며 기획ㆍ재무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수출(2727억 원)이 내수(2708억 원)를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진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도 특히 공을 들이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 매출은 이 회사 해외 매출의 약 50%를 차지한다.

지난달에는 중국 불닭브랜드 홍보 모델로 현지 인기 연예인 '곽기린'을 기용했다. 곽기린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출연과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중국 2030세대에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이다.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618 쇼핑 축제에는 기존 불닭브랜드 파워에 '곽기린 효과'가 더해져 징동닷컴에서 약 22억 원, 알리바바에서 약 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남아에 이어 약 해외 매출의 약 10%를 맡고 있는 미국에서는 판매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입점해 있는데, 다른 주요 채널로 판매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경남 밀양 공장도 올해 착공이 예정돼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2023년까지 1300억 원 규모 라면 공장 설립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수출 공장(원주)으로는 늘어나는 수출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 공장을 확보하기로 했으며 삼양식품의 신공장 설립은 30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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