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금융권 ‘소비자 보호’…금감원 ‘현미경 검사’ 나선다

입력 2020-07-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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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하나·우리금융 종합검사, 내달 미스터리쇼핑 돌입…사모펀드 전담조사반 운영

금융감독원이 올 하반기 금융시장 기강 바로잡기에 나선다. 다음달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검사를 시작으로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한 미스터리쇼핑도 진행한다. 불완전 판매와 원금손실 등 잇따라 터지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검사단도 출범했다. 코로나19로 그동안 조사를 미뤄왔던 금감원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는 이유는 느슨해진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종합검사 시작… 8월 하나금융, 하반기 우리금융=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 종합검사의 첫 대상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으로 선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오다 시행하는 올해 첫 종합검사다. 하나금융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연말까지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도 착수한다.

종합검사를 시작하기 한 달 전 이뤄지는 금감원의 공식 사전 통지를 앞두고 양측이 검사와 관련한 제반 사안을 사전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최대 현안인 사모펀드 환매 중단 문제와 관련해 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 의혹, 부실한 내부통제 여부 등이 검사 대상이다.

하나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을 부른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와 손실이 예상되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의 판매사다.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이 수탁사 업무를 제대로 했는지도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옵티머스운자산운용은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에 부실채권 매입을 지시하면서도 예탁결제원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이름을 바꿔 달라고 해 펀드명세서를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검사를 끝내고 올해 안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종합검사도 할 계획이다.

◇고객으로 가장 금융사 불시 점검… 미스터쇼핑도 8월 실시= 금감원은 또 다음 달부터 펀드와 파생결합증권, 장외파생상품, 변액보험 등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암행 점검(미스터리 쇼핑)에 나선다. 금감원은 8월 중 금융상품과 관련한 미스터리 쇼핑을 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하는 입찰공고를 냈다.

미스터리쇼핑은 금융당국 직원이나 금융당국의 위임을 받은 업체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들이 금융상품을 제대로 파는지 암행 점검하는 제도다. 매년 업종을 바꿔가며 실시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연기됐다.

올해 미스터리쇼핑은 예년보다 조사 규모와 범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DLF·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관련 불완전판매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판매를 맡은 은행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고, 보험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문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미스터리쇼핑의 조사 표본 수를 1600회로 잡아놓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영업점에서만 약 800회에 달하는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 미스터리쇼핑에서는 은행·증권사 영업점에서 440회의 조사한 바 있다.

금감원은은 최근 ‘전문사모운용사 전담 검사단’을 신설했다. 검사단은 3년간 1만여 개에 달하는 전체 사모펀드를 들여다 본다. 규모는 금감원 자체인력 20명과 예금보험공사·예탁결제원·증권금융 등 유관기관 파견인력 10명을 합해 30명 정도다. 한국거래소에 파견됐던 김정태 금감원 실장이 단장을 맡았다. 김 실장은 증권감독원 출신으로 자산운용검사국과 자본시장감독국 등 자본시장 라인에서 주로 근무해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업계의 자체 전수점검과 당국의 운용사 현장검사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검사단은 오는 9월까지 판매사 주도로 이뤄지는 서류 전수점검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된 펀드를 대상으로 우선 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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