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집념 '결실'…기아차 멕시코 공장, 누적 생산 100만대 돌파

입력 2020-07-22 11:00 수정 2020-07-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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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양산 시작 4년 1개월만…정몽구 회장 "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한 최선의 선택"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이 누적 생산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6년 5월 양산을 시작한 뒤 4년 1개 월만의 기록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의지를 갖고 준공한 멕시코 공장은 기아차가 중남미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교두보로 거듭났다.

22일 차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동북부 누에보레온주(州) 페스케리아시(市)에 있는 기아차 생산공장(KMM)은 지난달 100만 번째 완성차를 생산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빨리 누적 생산 100만대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 중국, 슬로바키아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이 공장은 K3(현지명 포르테)와 현지 전략형 소형차를 만들고 있다.

멕시코 공장은 가동 첫해인 2016년 10만대를 시작으로 2018년부터 2년 연속 30만대 가까이 생산했다. 올해 4월과 5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이 1만 대 아래로 내려갔지만, 점차 회복세에 있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이곳에 완성차 공장 건설 계약을 맺고 같은 해 10월 공사를 시작했다. 공장 건설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정 회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해외 생산기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집념이 있었다.

정 회장이 기아차의 네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선택한 곳은 멕시코였다. 자동차 산업 육성에 의지를 가진 멕시코 정부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점과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쉽고, 물류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점 역시 선택에 영향을 줬다.

멕시코 정부는 기아차에 여의도 면적 1.5배에 달하는 부지를 무상 제공하며 화답했고,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의 10% 만큼을 관세 없이 수입해 판매할 수 있는 기존 혜택도 확대 제공했다. 이 덕분에 기아차는 한국에서 생산한 차를 매년 5만 대씩 멕시코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었다.

▲정몽구 회장이 2015년 3월 26일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정몽구 회장이 2015년 3월 26일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이후에도 정 회장은 멕시코 공장 건설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2015년 3월 직접 건설 현장을 방문해 “멕시코 공장은 글로벌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해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공략은 물론, 북미 시장 공세를 위한 새로운 교두보 확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해에는 북미시장 판매 부진과 중남미 신흥시장 확대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공장 양산 시기를 앞당길 것을 지시하기도 했고, 이듬해 열린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정 회장의 당부에 따라 멕시코 공장은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춰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차체공장에 300여 대의 로봇을 설치해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고, 시트와 범퍼 등 부피가 큰 부품을 컨베이어로 협력사 공장에서 의장 공장에 직접 공급하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기아차가 공장 건설에 투자한 금액만 해도 10억 달러(약 1조1900억 원)가 넘는다.

그 결과 멕시코 공장은 68대에 달하는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갖게 됐다. 기아차 전체 공장 중 최대 수준으로, 53초당 1대꼴로 K3를 생산하는 셈이다.

▲정몽구 회장이 2016년 9월 7일 진행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서 K3(현지명 포르테)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정몽구 회장이 2016년 9월 7일 진행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서 K3(현지명 포르테)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멕시코 공장 양산에 힘입어 기아차는 빠른 속도로 현지 시장을 공략해나갔다.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2016년 5만8000대를 시작으로 2017년 8만6000대, 2018년 9만4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9만5000대를 판매하며 현지 시장 점유율 7.3%를 차지했다. 포드와 혼다를 제치고 브랜드 판매 5위를 달성한 것인데, 현지 수요가 높은 다양한 중소형 차종을 선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그뿐만 아니라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에만 24만대가 넘는 차를 생산해 북미와 중동, 아프리카로 수출하는 등 수출의 교두보 역할까지 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달 1일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이 발효된 점은 멕시코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지만,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장기성장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멕시코 자동차산업협회(AMIA)는 "기업들은 USMCA 발효를 통해 북미시장과 더 많은 교류가 있고, 이로 인한 수요 증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이 협정의 원산지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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