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ㆍ손 소독제 등 K-방역 물품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중소기업 수출 부진이 K-방역으로 상쇄된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22일 ‘2020년 상반기 및 2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발표했다.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466억 달러(약 55조6357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전체 기업(△11.3.%), 대기업(△12.9%), 중견기업(△11.0%) 수출 감소와 비교할 때 중소기업 수출액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수출 중소기업 수도 7만6196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다. 수출기업 수 증가에 기여한 품목은 진단키트 등이 포함된 기타정밀화학제품이다.
상반기 K-방역제품, 비대면 유망 품목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의료용 고글ㆍ의료용 방진복ㆍ라텍스 장갑ㆍ손 소독제 등 K-방역 제품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증해 총 9개 품목의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1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0.1%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진단키트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0% 급증한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국가 수는 149개국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고, 미국, 동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집계된 진단키트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뿐 아니라 여타 인플루엔자 진단 키트도 포함된 것이다.
중기부는 K-방역 제품 외에 비대면 트렌드로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불황 속 유망품목 6가지를 꼽았다. 크게 △디지털장비(노트북, 스피커), △홈코노미(가전제품, 가공식품, 취미오락기구, 유아및애견용품), △ICT 인프라(5G 통신장비, 드론)로 구분된다. 이들 품목의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28억3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5.2%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크게 늘어 전년 동기에는 전체 중소기업 수출의 4.2%(20억9억 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6.1%의 비중을 차지했다.
20개 주요품목 중 상반기 수출액 감소 폭이 가장 큰 품목은 합성수지(△17.8%) 자동차부품(△16.8%)로 나타났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부품 업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술보증기금 ‘상생특별보증’ 프로그램 등으로 부품 업체들이 버틸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회복을 기록을 기다리는 한편 부품 업체들이 내연차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상반기 수출액을 월별로 볼 때 6월에 감소 폭이 크게 둔화하면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13.8%, △23.2%) 감소를 나타낸 4~5월에 비해 6월에는 감소 폭이 한 자릿수(△1.9%)로 대폭 줄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제조용장비, 화장품 등의 6월 수출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 차관은 “미국, 중국에서 수출 증감률이 6월에 각각 17%, 10.5% 플러스로 전환됐기 때문에 상반기 수출액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부는 K-방역품목의 수출액이 대폭 늘어난 점, 홈코노미 등 불황 속 약진한 유망 품목 등에 주목해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강 차관은 “3차 추경 341억 원을 포함해 하반기에 총 1105억 원을 투입해 2400여 개 이상 중소기업 지원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수출이 어려움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