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휴스턴 영사관 인근의 현지 주민들은 소셜미디어에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문서를 가득 채우고, 황급히 이를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해 올렸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는 3~4개의 쓰레기통이 불에 타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서류 더미가 쌓여 있었다.
중국 영사관의 문서 소각 작업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 영사관 뜰에서 연기가 관측되면서 휴스턴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한 시각이 지난 21일 오후 저녁 8시 25분쯤이다. 이후 이날 새벽에도 중국 영사관 마당에서 서류가 가득 찬 쓰레기통이 불에 타고 있었다고 지역방송 ABC13은 보도했다.
휴스턴 소방당국과 경찰은 혹시 모를 화재 상황에 대비해 건물 바깥에 집결해 대비했다. 다만 중국 영사관 측은 경내 출입을 허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샘 페나 휴스턴 소방서장은 “중국 영사관 시설 마당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소방대원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스턴 경찰은 트위터에서 “총영사관에서 연기가 관찰됐다”며 “경찰관들이 영사관 내로 들어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에 72시간 안에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것을 요청했다. 이곳 영사관 직원들은 24일 오후 4시까지 퇴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인의 지식재산권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모종의 일을 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중국 영사관의 소각 작업은 미국의 이러한 추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폐쇄 통보에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황급히 기밀서류를 태워 없앤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우리가 폐쇄한 곳에 불이 난 것 같다”며 “그들은 문서나 서류를 태운 것 같다. 나는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며 이를 언급했다. 중국 총영사관에서 기밀문서를 태워 없앴다는 식의 발언을 함으로써, 그곳에서 불법행위와 관련된 기록을 보관해왔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