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예상 밖 호실적에도 "못 웃는다"

입력 2008-10-30 13:44 수정 2008-10-3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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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 좋지만 엄청난 환차손에 업황 전망도 어두워

환율 급등과 유가 하락으로 급격한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국내외 경기침체로 실물경제에 타격이 오면서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석유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올 3분기 매출액 14조3162억원, 영업이익 7330억원을 달성해 전분기 대비 18.2%, 37.7%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정유업계 사상 최대치인 9조1000억원 가량의 수출 달성으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분기(58%) 대비 6%p 증가한 64%를 기록했다.

SK에너지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5조8752억원, 영업이익 1조66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5%와 75% 증가했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상반기까지 11조8600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해 3분기 누적수출액 21조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로 수출 2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연간 수출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삼성전자와 SK에너지가 유일하다.

에쓰오일 역시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동안 매출액 7조160억원, 영업이익 48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은 7.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0.9% 감소한 것.

에쓰오일은 그러나 올 3분기 누적매출액 18조4145억원, 영업이익 1조50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1.7%, 76.4% 늘었다.

하지만 예상밖 호실적에도 정유사들은 자칫 '폭리를 취한 것'으로 소비자들에 비쳐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정유사들은 3분기 경영실적이 대규모 환차손으로 인해 최저 이익률을 기록했으며 고도화시설을 활용한 수출 증대로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고도화시설을 활용한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석유제품 수출을 통해 수익성 높은 해외시장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올 3분기 석유제품 수출비중이 61%로, SK에너지는 64% 증가했다.

아울러 커져만 가는 환차손 금액과 불투명한 석유제품 시장도 정유사들이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상반기까지 350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한 바 있는 SK에너지는 3분기에만 4100억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3분기 누적으로 760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하게 됐으며, 올 한 해 1조원 가량의 환차손이 전망된다. 에쓰오일도 3분기에만 3407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했다.

특히 GS칼텍스는 3분기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함에 따라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두 달간 정유업계의 환차손은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올해 말까지 모든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환차손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유업계가 수출로 대규모 환차손을 상쇄해 왔다면 최근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진 석유제품 수요 감소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이 앞선 고도정제시설로 거둔 수익상승분은 이미 실적에 대부분 반영됐다"며 "세계적 경기침체로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이 대규모 정제시설의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공급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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