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인영 “북·미 관계 멈칫해도 남북 관계는 나아가야”

입력 2020-07-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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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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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시키지 말고 독자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발전 시켜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미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며 “북측도 북·미 대화가 안된다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태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제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인도적 분야의 교류협력 추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전문.

존경하는 송영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바쁘신 중에도 청문회 준비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통일부장관 후보자로서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기 위해 겸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또 한 번 중대한 고비에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만큼 성심성의껏 청문회에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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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거쳐 온 겨레의 소망을 타고 불어왔던 평화의 순풍이 멈추었습니다. 손에 잡힐 듯 했던 평화가 저만치 멀어진 듯한 상황이 한반도 현실이 녹록치 않음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열차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라는 두 개의 레일 위에서 나아갑니다. 어느 한 쪽 위에서만 움직여서는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킬 수 없습니다. 두 개의 레일을 따라 전진해야 합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연계시키지 않고 병행함으로써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 낸 경험에 주목해야 합니다.

병행 진전의 출발점은 남북관계 복원입니다. 북미관계가 멈칫 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북측도 북미대화가 안된다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태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관계는 남북이 함께 힘과 뜻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남북은 다시 마주 앉아야 합니다. 서로간의 신뢰를 확인하고 약속을 실천하면서 멈췄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여야 합니다.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합니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결단하고 쉼 없이 부단히 시도하려는 의지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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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에도 보다 건설적인 해법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해결자로서 우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겠습니다.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제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이와 함께 국경을 가리지 않는 질병, 재해, 재난, 기후변화 등에도 공동대응 할 수 있도록 남북협력의 분야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평화가 경제다’는 이제 당위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평화시대가 열려 남북경제협력이 재개되고 활성화되면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확대되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게 됩니다. 크고 작은 국제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협력사업이 많습니다.

이와 같이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각계각층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번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분권과 협치의 정신에 입각하여 지자체, 민간단체와도 협업하겠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와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겠습니다. 여권은 물론이고 야권과도 더 많이 대화하겠습니다. 이해와 공감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역대 가장 소통하는 통일부장관이 되겠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번영으로 동북아에서 더 큰 가치가 창출되고 이로 인한 유익을 관련국과 공유할 수 있음을 설득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평화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평화 이상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우리 세대가 지닌 시대적 사명이자 통일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평화통일 담론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민주화와 산업화 성공 경험, 4차 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등 시대 변화, 그리고 북한의 변화는 통일정책의 토양과 환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향후 한반도의 주인인 젊은 세대가 통일로 가는 과정을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북간 자유롭게 왕래하고 투자하는 초보적 단계를 지나 산업과 자원이 연합하고 시장과 화폐가 통합되는 단계를 거쳐 재정과 정치의 통일을 준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대여정을 개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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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가는 과정’에 있어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시야에 넣고 남과 북이 공존하고 함께 번영해 나가기 위한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 로드맵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겠습니다.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젊은 시절부터 품어온 평화통일을 향한 소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왔던 지난날의 행적을 돌아보았습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마음만 앞섰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열정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대적 소명을 자각하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다져온 수많은 경험들도 저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열정과 경험으로 더욱 분명해진 역사적 책임감에 기초하여 어렵게 시작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과정이 다시 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애써주신 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성실히 질의에 답변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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