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고입ㆍ대입 판도가 변한다…"이과 선호현상 강해질 듯"

입력 2020-07-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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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이 14년간 동결된 의과대학 정원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당장 고등학교 입학과 대학입학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현재 고2가 치를 대학 입시부터 적용되는데다 증원 규모도 커 향후 자연계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하고 학부 선발을 하는 전국 38개 의대의 2021학년도 모집인원은 정원 내 기준 2977명이다.

당정이 당장 내년부터 추가 선발하기로 한 의대 정원 400명은 전국 38개 의대가 올해 모집하는 정원 내 선발 인원의 13.4%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형종합대학 기준으로 4개 의대, 소형 의대 규모로는 10개 대학에 맞먹는 증원 규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국 38개 의대 평균 모집인원이 78명임을 고려하면 늘어나는 정원은 5개 의대가 신설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면서 "입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모집 규모"라고 분석했다.

의대 정원 확대는 약대 입시와도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고2가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부터 학부 선발로 회귀하는 약대는 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1583명(정원 내 기준)을 선발한다. 여기에 의대 정원 확대분인 400명을 더하면 내년도 입시에서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대입 정원만 1938명이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의학‧약학계열의 선발 규모가 대폭 확대되면 입시 결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대입에서는 선발 규모가 클수록 경쟁률과 합격선 등이 낮아진다.

임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는 약대 학부 선발 전환 등과 맞물려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모집정원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조치"라면서 "의학 계열 합격선과 최상위권 자연계열 일반학과의 합격선이 동시 하락하는 등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이 향후 10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현재 고교생뿐 아니라 현재 초‧중학생의 향후 대학 입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초‧중 단계에서부터 이과 선호 현상이 확대될 수 있고 현재 중3 학생의 고교 선택에서도 이공계보다는 최상위권학생들의 약학, 의학계열 선호 등 명문 일반고 현상이 나타날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확대되는 의과대학 정원 400명 중 300명은 지역 의사, 50명은 역학조사관 등 특수 전문분야 의사, 50명은 의과학자로 양성한다.

지역 의사는 10년간 지역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되 전문과목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필수과목으로 한정하고 의무복무 불이행 시 장학금을 환수하며 면허도 취소한다. 필수과목에는 내과, 일반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을 포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회는 연내 지역의사제 관련 법률을 제정할 계획이다. 공공의대는 역학조사관·감염내과 등 필수분야 중심 인재를 양성하는 일종의 의무사관학교로 운영된다.

의과대학들은 당정이 제대로된 의견 수렴 없이 결정을 내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 주요 사립대의 한 의과대학장은 "최근 당정 고위 관계자들이 의과대학장들을 만나며 의견을 듣는 모습을 취했지만 결국 무분별한 의사 인력 증원의 결과를 내놨다"며 "불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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