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애초 계획보다 약 2조 원이 증가한 13조 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23일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등 외생변수가 크게 작용해 악화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애초 사업 계획보다 2조 원가량 늘어난 13조 원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달 1일부터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협정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지역 자동차 소재ㆍ부품 공급망을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뀐 규정에 따라 자동차를 수출할 때 무관세를 적용받으려면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산 생산 부품 비중을 기존 62.5%에서 핵심부품은 75%까지 늘려야 한다.
또한, 자동차 부품의 40%는 시간당 16달러 이상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만든 부품이어야 하며, 차에 사용되는 철강ㆍ알루미늄의 북미산 사용 비중도 70% 이상을 규정으로 제시했다.
기아차는 "USMCA는 3년의 이행 기간을 두고 있고, 관련 비용도 그다지 많이 들지 않는다"며 "미국이나 멕시코 공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 공식 출시 예정인 신형 카니발의 내수 판매 목표도 밝혔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의 내수 판매 목표는 6만 대"라며 "하반기에는 카니발 대기 수요를 실현하고 경쟁모델의 수요를 흡수하는 등 카니발 신차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는 올해 2분기 14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8%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1.6% 감소한 11조3688억 원, 당기순이익은 75% 감소한 1263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영향이 본격화하며 모든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하는 등 경영여건이 어려웠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고수익 신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 고정비 축소 노력, 우호적 환율 영향으로 판매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에 출시할 신형 카니발,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둔 신형 K5와 쏘렌토, 셀토스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텔루라이드 증산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