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안 '옥외 내후성 촉진 시험 방법' 국제표준 제정

"국제표준 선점으로 국산 시험 장비 해외시장 진출 발판 마련"

▲국제표준으로 선정된 '옥외 내후성 촉진 시험 방법'의 시험편 거치대 모습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이 제안한 '옥외 내후성 촉진 시험 방법'에 대한 표준안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13년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제안한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 방법' 표준안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발간됐다고 27일 밝혔다.

내후성이란 햇빛, 온도, 습기, 바람 등 실외 기후 환경요소에 견디는 성질을 말한다.

자동차나 건축물 등의 외장재처럼 실외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장기간 햇빛, 비, 바람 등에 노출되면서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등 제품의 물성이 저하돼 교체나 도색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내후성이 강한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제품의 실외 사용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내후성 시험 요구도 증가 추세다.

이번에 제정된 시험 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광(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 실시함으로써 시험 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8개월의 시험으로 2년간의 사용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표준은 국내 시험연구원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개발한 국산 시험 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전에도 시험 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맑은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되는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 시험방법은 야간에도 인공 태양광으로 사용 환경을 재현해 시험을 진행, 시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기후 지역에서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국제표준은 국표원의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김창환 KCL 책임연구원과 김성진 캠틱종합기술원 팀장, 최선웅 한남대학교 교수 등 산·학·연이 협업해 개발했다. 2013년에 국제표준안으로 KCL이 최초 제안했지만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 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국표원은 우리 기술로 만든 시험 장비를 적용한 내후성 시험 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됨에 따라 이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도 우리 시험 장비의 구매가 기대돼 국산 시험 장비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주요 선진국이 자국의 장비를 사용한 시험 방법을 국제표준으로 만들어 장비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가운데 국산 시험 장비를 적용한 국제표준이 제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소재부품장비 2.0 전략'과 연계해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검사 장비를 활용한 시험 방법 등의 국제표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