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토론회'에서 태릉골프장 부지에 지어질 주택에 관해 "(국방부가) 땅값을 안 받으면 평당(3.3㎡당) 400만 원 내외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소유) 땅을 사서 개발하면 건설비가 집값의 절반이 넘는다. 평당 1000만 원이 넘으면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된다"며 골프장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태릉골프장, 88컨트리클럽(CC), 뉴서울CC 등 서울 인근 군(軍) 관련 골프장을 주택 용지로 활용하자고 꾸준히 제안했다. 이 가운데 태릉골프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 공급 부지로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실상 택지 조성이 확정됐다.
김 의원과 함께 토론회를 준비할 윤영식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사견을 전제로 구체적인 태릉골프장 개발 방안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태릉골프장 부지에 전용면적 50㎡형과 40㎡ 공공임대주택을 각각 5806가구, 7231가구 등을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총 1만3037가구급 미니신도시다. 김 의원도 태릉골프장에 분양주택 없이 임대주택만을 공급하자는 데 동의했다. 반면 김근용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주택으로만 공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을 섞어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윤 교수는 태릉골프장 택지 조성 사업비로 1조1295억 원을 추산했다. 태릉골프장 부지가 국유지인만큼 토지 매입비가 들지 않는다는 게 전제다. 윤 교수는 태릉 미니신도시 임대료로 전용 50㎡형은 보증금 6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40㎡형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을 책정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증금 6000만 원ㆍ월세 70만 원)보다 50% 저렴하다. 해마다 538억 원씩 임대 수입이 들어와 준공 후 8년 이내면 투자비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윤 교수 계산이다. 다만 김승범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각 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부지를 매입 또는 임대하다보니 사업비가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 의원은 "골프장 개발을 한 곳을 시범사업으로 해보고 성과 있었으면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88CC 5만1251가구, 뉴서울CC 4만7593가구, 성남골프클럽(GC) 2만530가구 등 후속 개발 계획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장에선 88CC 노조위원장도 참석해 개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이날 "정부가 31일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부 측은 "구체적인 내용 및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