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OLED 조달 LGD로 분산…삼성 아성 흔들린다

입력 2020-07-28 10:08 수정 2020-07-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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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작년의 5배인 2000만 장 공급할 듯”…애플, 조달처 분산에 초점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LG디스플레이(LGD) OLED를 본격 채용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OLED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아성이 흔들릴 전망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 플래그십 모델 전체 기종에 OLED를 탑재할 방침인 가운데, 늘어나는 분량을 LGD에서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D의 OLED 공급량은 전년의 5배인 2000만 장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LGD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3일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스마트폰 전용으로 특화한 파주 OLED 패널 공장의 완전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하반기 개선에 자신감을 보인 배경에 바로 애플의 발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대부분 삼성 제품이었다. 그러나 LGD가 끼어들면서 삼성의 올해 수주량은 6000만 장 내외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LCD에 이어 차세대 패널인 OLED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한국 주요 기업 간 경쟁을 부추기는 셈이다.

애플이 삼성에서 독점 공급받던 OLED를 LGD에도 발주하게 된 목적은 조달처 분산에 있다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삼성에 의존해온 결과 2년 연속 거액의 ‘위약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애플 전용 생산라인에서 OLED를 공급하고 있는데, 아이폰 판매가 줄어들면 가동률 저하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패널 공급량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애플이 삼성에 금전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위약금 조건이 설정됐다고 한다.

디스플레이 전문 리서치 업체 미국 DSCC의 다무라 요시오 아시아 대표는 “삼성이 OLED를 독점적으로 공급해왔기 때문에 이런 계약이 가능했다”며 “분산 조달이 가능한 LCD에서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분기 삼성은 미국 주요 고객으로부터 일회성 이익 1조1000억 원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관계자나 거래처들은 삼성이 작년에도 애플로부터 약 900억 엔(약 1조216억 원)의 위약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삼성은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업체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최대의 라이벌이다. 그만큼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애플에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애플이 OLED 조달처 분산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가을 출시한 아이폰 라인업에도 LGD의 OLED 패널을 일부 사용했다. 다만 출시가 임박했던 작년 여름 시점에서 수율을 높이지 못한 LGD가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못해 애플 조달 담당자가 격노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여러 공급업체에 따르면 LGD의 수율은 이후 개선됐다.

OLED는 선명한 영상을 즐길 수 있고 스마트폰 디자인의 자유도 또한 높아진다. 스마트폰 기술 트렌드를 주도한 애플이 OLED 채용을 확대하면서 LCD가 주류인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OLED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DSCC는 “스마트폰용 LCD 출하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2024년에는 OLED가 역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이 LGD에 주는 특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보증은 없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삼성과 LGD에 이은 제3의 공급업체로 중국 BOE가 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쓰촨성 청두와 멘양에 있는 BOE OLED 공장의 성능 평가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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