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위험종목 70%가 바이오주, '이상 과열'에 고민 깊어지는 거래소

입력 2020-08-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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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바이오주들이 심각한 '이상 과열'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뚜렷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8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8건)보다 2배 이상(1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바이오 관련 종목이 지정된 사례가 13건으로 72.22%를 차지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이 있는데 이중 투자위험종목은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경고로 지정과 동시에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되며, 거래 재개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 다시 하루 거래가 정지된다.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 과정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테마주들이 뛰면서 바이오 종목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정된 이후에도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열에 제동을 걸기 위해 투자위험종목 등으로 지정하면 오히려 시장에 '인기 있는 종목'이라는 신호가 돼서 거래 재개 이후 더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국제 유가 급락으로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의 기초지표 가치가 하락했으나 일부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의 경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초지표 가치와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무려 1000%를 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지난 5월 17일 레버리지 ETN의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으로 설정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간신히 시장을 안정시켰다.

지난 6월에도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우선주 과열 현상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우선주 유통주식 수를 늘려 주가 급변동을 막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의 바이오주 과열 현상은 원유 ETN, 우선주의 사례와 차이가 있어 거래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괴리율이라는 지표를 바탕으로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원유 ETN·우선주와 달리 바이오주의 과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뚜렷한 지표가 없다"며 "최근 일부 바이오주들이 급등락하는 현상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으나 저번과 같이 관련 대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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