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해 매각하지만…두산, 차ㆍ포 떼고 그룹명맥 유지할 수 있을까

입력 2020-08-03 14:22 수정 2020-08-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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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협동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 집중적으로 육성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두산그룹이 딜레마에 빠졌다.

예상과 달리 자산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매각 이후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매각 후보군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이다.

두산은 난관을 넘기 위해 해상풍력, 협동로봇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연내 1조 원 자본확충 마련’을 위한 자산 및 계열사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자사 소유 골프장인 클럽모우CC를 1850억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3조 원이 넘는 채권단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이후 첫 번째 상환이 이뤄진다.

이 밖에도 두산그룹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첨단소재 업체인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산건설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산업개발을 선정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는 부동산 자산운영업체와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의 칼날은 핵심계열사에도 향해 있다. 두산은 최근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게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모트롤BG 사업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2곳을 선정,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두산의 매각작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두산그룹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각 후보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자산 규모(올해 1분기 연결기준, 두산밥캣 제외)는 무려 6조 원에 달한다. 두산그룹 전체 자산 규모(약 30조 원)의 5분의 1이 수준이다. 경기 불확실성에도 2분기 흑자(115억 원)를 기록한 두산솔루스의 자산총계도 5000억 원 이상이다.

매각 이후 수익창출원이 부재하다는 점 또한 두산에는 큰 고민이다.

현재까지 두산이 매각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계열사는 두산밥캣, 두산메카텍,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협동로봇을 하는 두산로보틱스, 수소드론 사업을 영위하는 DMI는 출범한 지 각각 5년, 4년에 불과하다.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지만 두산로보틱스(영업손실 148억 원), DMI(영업손실 129억 원)는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린 뉴딜의 한 축인 해상풍력발전사업으로 도약을 노린다. 설계부터 제품 공급 및 설치 등 사업 전 영역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다른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

두산퓨얼셀과 두산로보틱스, DMI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 투자 등을 이어간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협동로봇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통해 신규 수요를 지속해서 창출한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은 정부정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두산으로서 경영여력이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알짜 계열사를 팔고 난 다음에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룹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각 후 남은 계열사들이 하루 빨리 흑자궤도에 올라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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