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편의점 빅딜...日 세븐일레븐, 美 편의점 210억 달러에 인수

입력 2020-08-0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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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시피주 걸프포트의 한 주유소 편의점. AP뉴시스
▲미국 미시시피주 걸프포트의 한 주유소 편의점.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 공룡이 탄생했다.

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적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일본 유통기업 ‘세븐앤아이홀딩스’가 미국 정유사 ‘매러선페트롤리엄’이 운영하는 주유소 편의점 ‘스피드웨이’를 210억 달러(약 25조700억 원) 전액 현금을 주고 인수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이다.

양사 M&A는 올해 봄부터 불거졌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틀어졌다. 앞서 세븐앤아이는 올해 3월 스피드웨이를 인수하려다 상대가 제시한 인수가 220억 달러가 비싸다는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그러나 바닥을 친 유가와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매러선이 스피드웨이 매각 재입찰에 나섰고 결국 세븐앤아이가 낙찰 받았다.

세븐앤아이는 일본 시장 포화로 성장 거점을 미국으로 옮겨 왔다. 미국에서 총 9000개의 편의점을 운영 중인데 미국 내 최대 점포 수다. 여기에 이번에 인수한 스피드웨이 4000개 점포를 추가하면서 2위와 격차를 더 크게 벌리게 됐다.

일본은 도시 중심부와 주거 밀집 지역에 편의점이 몰려 있는 반면, 미국은 외곽에서 주유소 편의점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편의점을 찾는 손님이 줄고 있지만,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편의점에서 픽업해 가는 소비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세븐앤아이는 점포망을 넓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미국 편의점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 편의점 사업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닛케이는 세븐앤아이의 내년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45% 감소한 1200억 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편의점 주유 산업 둔화 가능성도 복병이다. 자동차 시장이 전통적인 가솔린·디젤 중심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어 주유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이 경우 세븐앤아이도 전기자동차 관련 막대한 설비 투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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