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부터 예정된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상황 파악, 대책 마련에 집중하기 위한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반납한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불거졌던 지난해에 이어 이어 두 번째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어디에 있든 각종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 상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면서 "추후 휴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7일까지 경남 양산 매곡동 사저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급히 청와대로 복귀했으며, 호우 피해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며 대처 상황을 점검, 지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휴가를 반납,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대응 등을 위해 휴가를 취소한 바 있다.
2018년에는 계룡대로 휴가를 떠났지만 각종 이슈로 업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당시 우리 국민이 리비아 무장 민병대에 납치됐다는 보고를 받고 구출을 위한 특별지시를 내렸고, 기무사 계엄령 문건 사태와 관련해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남영신 사령관을 임명하는 등 각종 업무를 처리했다.
또 취임 첫해였던 2017년 여름에는 북한이 휴가 전날인 7월 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 14호’를 발사해 다음 날 새벽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뒤 예정보다 12시간 늦게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전자결재로 임명했고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시찰하는 등 업무를 병행했다.
한편, 집중호우 여파로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 중부지역은 3일 기준 6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으며, 공공시설 붕괴나 파손 등 피해 사례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