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구본호, UCI 최대주주 지분 매각 수순...순항할까

입력 2020-08-04 14:32 수정 2020-08-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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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LG가(家) 3세 구본호 씨가 UCI(옛 리젠)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UCI를 이끄는 김병양 대표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기로 했지만, 김 대표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매각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UCI 최대주주인 판토스홀딩스, 특수관계자 KOO BENNETT(구본호)는 현재 UCI 대표이사인 김병양 씨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구본호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판토스홀딩스와 구 씨의 지분을 합해 592만2380주를 127억9761만원에 넘기는 조건이다. 1주당 가격은 2150원으로, 3일 종가 2680원과 비교하면 25% 할인된 수준이다.

계약체결 당일인 3일, 계약금으로 1억 원이 오간 상태다. 이어 14일 중도금 43억 원, 끝으로 31일에 잔금 83억9761만원을 지급하면 지분 변동이 마무리된다. 처음 제시된 조건대로 정리되면, 김병양 대표의 지분은 현재 1.5%에서 19.48%로 증가한다.

반면 판토스홀딩스는 17.97%→4.1%, 구본호 씨 5.39%→1.29%로 줄어든다. 가격, 매각 시기를 고려하면 구본호 씨의 빠른 지분 매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M&A업계 관계자는 4일 “양수인인 김병양 대표가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중도금, 잔금을 치를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추가로 재무적 투자자(FI)를 데려오거나 중간에 협상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 최대주주 변경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최대주주를 수반하는 양수도 계약 체결과 함께 작성한 비공개 문서에는 ‘김병양 대표 이외 추후 매수인이 추가될 수 있다’는 문항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의 손바뀜으로 거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앞서 2019년 6월 구 씨는 개인회사인 판토스홀딩스와 함께 UCI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당시 총 130억 원을 투입해 지분 23.45%를 확보했다. 이후 UCI는 회계처리 위반으로 2년 6개월간 거래정지됐다가 2019년 5월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당시 구 씨는 UCI 최대주주로 올랐지만, 의결권을 2대 주주였던 머큐리어드바이저에 위임해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다만 보유 지분에 대해 머큐리어드바이저, 김병양 대표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건을 걸었다. 지난달 23일 보호예수가 해제되자마자 김 대표에게 지분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셈이다.

구 씨는 보호예수 해제와 동시에 장내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판토스홀딩스, 개인 명의로 총 148만8941주를 팔아 36억5580만 원을 현금화했다. 신규사업 진출에도 UCI가 재무적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자 빠르게 차익 시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UCI는 교육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2억1600만 원, 영업손실 11억9600만 원, 당기순손실 17억3100만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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