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자금의 성장주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장을 앞둔 공모리츠들이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상장리츠가 기초자산인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단기 수급 악화로 인해 저평가되는 중이라고 평가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제1호 리츠가 오는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리츠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츠업계는 이들의 주가 성적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국내에 처음 출시되는 임대주택 기반 리츠다. 공공 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으로 조성된 인천시 ‘부평 더 샵’ 지분증권에 투자해 공모가(5000원) 기준 5년 평균 약 5.2%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는 경기 광교신도시 내 ‘광교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상업시설을 자산으로 편입한다. 10년 평균 약 6.2% 배당수익률을 약속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5~6%대 양호한 배당수익률을 제시하는데도 최근 상장리츠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으로 인한 수혜 기대로 언택트(Untactㆍ비대면), 바이오ㆍ제약 관련 성장주들에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느긋하게 배당수익을 얻는 인컴형상품은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처음 증시에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16일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싸늘한 분위기를 확인시켰다.
이에 상장 예정 리츠들은 공모 일정을 미루는 추세다. 실제 마스턴프리미어1호 리츠는 지난달 22~24일 예정했던 공모 청약을 연기했다. 신한리츠운용은 당초 9월께 신한서부티엔디리츠를 상장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 변화로 11월 늦가을로 상장 시기를 늦출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주식담보대출이 최대치로 나가 있는데, 이 금리가 6~7% 수준”이라며 “시장이 단기적으로 10~20% 수익을 내는 데 열 올리고 있고 5~6%대 안정적인 배당수익에는 관심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 상장리츠가 대거 나오면서 선택 폭이 넓어진 점도 예전처럼 개별 리츠가 흥행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달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을 시작으로 5~7개 리츠가 하반기 상장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리츠 부진이 단기에 그칠 일시적인 수급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리츠가 담은 부동산 실물자산 가격이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상승 중이기 때문에 리츠 주가도 결국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이지스밸류리츠의 기초자산인 태평로빌딩은 매입 당시 평당 25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난달 1일 감정평가 실시 결과 평당 2800만 원 수준이 됐다. 리츠의 순자산가치(NAV)가 약 30%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주가는 공모가(5000원) 밑인 4400원대 수준이어서 배당수익률도 공모 당시 6%에서 6.8% 수준으로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한 리츠운용사 관계자는 “이리츠코크랩도 상장 초기 공모가(5000원)를 하회하는 주가를 형성하다가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7000원을 돌파한 바 있다”며 “바이오 등 성장주 투자 열풍이 그치면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 매력이 재차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