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개발 재건축 완화, 시장 안정 역부족 우려

입력 2020-08-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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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모두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키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4일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 재건축 도입을 통한 용적률 상향과 고밀도 개발, 서울 및 수도권 신규·유휴 부지 발굴, 뉴타운 해제 지역 공공 재개발 활성화 등이 골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할 때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까지 올려주고, 35층으로 묶인 서울 주택 층수도 완화해 강남 한강변 단지는 50층까지 지을 수 있게 한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강남구 서울의료원, 서초구 서울조달청 및 국립외교원, 용산구 미군 캠프킴, 마포구 상암DMC와 서부면허시험장, 경기도 과천의 정부청사 주변 유휴 부지 등이 주택단지로 개발된다. 기존에 조성계획이 발표된 용산 정비창 부지도 고밀도 개발로 공급 가구를 늘린다. 정부는 용적률 상향분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한 주택을 장기 공공임대 또는 생애최초 구입자 및 청년·신혼부부 등에 공급키로 했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 말고 활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며,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향후 26만호+α수준의 대규모 주택공급을 집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중 7만호는 지난 5월 발표됐던 공급 예정물량이고, 13만호+α는 신규로 추가 발굴된 물량, 나머지 6만호는 예정된 공공분양물량에서 내년과 내후년으로 앞당긴 사전청약 확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요억제로만 일관하면서 집값 폭등을 불러왔던 정부가 결국 공급 확대 쪽으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 하다. 서울 재건축 활성화의 계기도 된다. 이번 대책이 신속하고 무리없이 추진돼 정부 의지대로 과열된 시장이 안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별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강남 재건축 규제완화이지만, 일반 재건축은 대상에서 빠졌다. 집값 불안을 더 부추길 것으로 우려한 때문이다. 그러나 ‘공공참여’가 족쇄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늘려준 용적률 대부분을 정부가 환수하는데, 재건축조합으로서는 기대한 실익과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공 재건축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가 작동해 재건축의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는 마당이다. 조합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주택공급 확대 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 대책의 공급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많고, 공급확대에 대한 신호인 만큼 심리적인 시장안정 효과는 예상된다. 하지만 대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또다시 집값이 튀어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민간이 주택공급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더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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