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네이버와 이통사 등 IT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막강한 금융플랫폼을 만들려는 IT업계과 경쟁대신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통신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플랫폼을 활용하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도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이통사 기지국 기반 위치인증 서비스를 결합한 융합형 금융상품을 상용화한다. 농협은행이 선보이는 위치기반서비스(LBS) 금융상품은 이미 통신사가 전국에 설치한 기지국을 활용해 고객의 이동 동선을 실시간 빅데이터로 받은 후 그에 맞는 혜택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예컨대 금융 소비자가 서울, 인천, 경기 등지로 이동할 때의 행동 데이터를 통신사 기지국을 활용해서 받아 택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힘든 상황을 고려해 만든 국내여행 이벤트 상품”이라며 “이 같은 시도는 금융권 최초”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LG유플러스, CJ올리브네트웍스와 빅데이터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마이데이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각 사의 데이터 융합을 통해 더욱 가치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신시장에 선제적으로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3사는 향후 △빅데이터 공유 및 융합 데이터 개발 △융합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 △데이터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협업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빅데이터 협업의 첫 번째 결과물로 ‘서울시 상권별 거주자 소비성향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유사 상권 군집화 및 특정 상권 거주자 프로파일링을 할 수 있고 해당 상권 거주자들의 소비성향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어 지역별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골목상권’ 분석 등에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유통·물류 빅데이터 기반 식품, 가전, 생활건강 등 카테고리별 온라인 구매 정보와 LG유플러스 IPTV 서비스 고객의 먹방·뷰티·키즈 등 시청 정보, 신한은행 고객의 소득·소비·금융자산 정보를 융합한다. 각사에서 제공된 데이터를 융합·분석하면 거주자의 소비 성향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상품이 탄생한다. 이는 단일 업종 데이터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네이버 지도에서 우리은행 영업점의 대기 고객 수를 알려주고 모바일 번호표를 발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기기로 네이버에서 우리은행을 검색하면 수도권 영업점 약 400곳의 실시간 대기 인원을 확인 가능하다. 이어 상세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업점에 가기 전에 번호표를 먼저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자사가 아닌 외부 채널로 지점의 실시간 대기 고객 수를 확인하는 것은 국내 금융권 최초”라며 “빅데이터 분석으로 시간대별 대기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