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19년 만에 적자...고육지책 ‘뮬란’ 9월 디즈니플러스로 개봉

입력 2020-08-05 10:53 수정 2020-08-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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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분기별 순익 추이. 출처 WSJ.
▲디즈니 분기별 순익 추이. 출처 WSJ.
꿈과 마법의 왕국 디즈니에 실적 쇼크의 악몽이 어른거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올해 2분기 47억21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1년 1분기 이후 약 19년 만의 적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17억7900만 달러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테마파크를 폐쇄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디즈니는 1월부터 순차적으로 세계 테마파크 6곳의 문을 닫았는데, 이 여파로 테마파크 부문에서만 19억6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이 났다. 전년 동기 17억2000만 달러 영업 흑자를 낸 것과 대조된다. 5월에 재개한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제외하고 2분기에는 대부분의 시설이 하루도 영업을 하지 못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테마파크가 재개장에 들어갔지만 성적은 탐탁지 않다. 크리스틴 맥카시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재개장에 따른 반등은 예상보다 낮다”면서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테마파크는 고강도 안전조치와 함께 수용 능력을 줄여 재개장에 들어갔다.

여기다 주요 영화 개봉까지 줄줄이 연기되면서 실적 부진을 부채질 했다. 2분기 영화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7억3800만 달러, 영업익은 16% 감소한 6억6800만 달러로 각각 떨어졌다.

지난달 디즈니는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뮬란’의 개봉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개봉 예정일은 3월말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수차례 일정이 변경된 끝에 아예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현재 제작 중인 블록버스터 개봉 일정도 재조정됐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바타’ 2편의 개봉 일정은 내년 12월에서 2022년 12월로 밀렸다. ‘스타워즈’ 후속 3부작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의 출시 일정도 2023년 12월로 1년 연기됐다.

이에 고육지책으로 디즈니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던 ‘뮬란’을 다음 달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로 내보내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뮬란은 미국, 캐나다, 서유럽에서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9월 4일 공개될 예정이다. 30달러에 볼 수 있다.

다만 디즈니는 뮬란의 디즈니플러스 개봉은 영화 전략 변경이 아닌 일회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일회적인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적절한 때에 친가족적인 영화 뮬란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가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 등과 경쟁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선방 중이다. 이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 늘어난 39억6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6월 말 시점 회원 수는 5750만 명으로 3월 말 대비 70% 증가했다. 여기에 훌루와 ESPN 등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합하면 회원 수는 처음 1억 명대에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디즈니는 실적 쇼크에도 이날 주가가 장중 0.77% 올랐고 시간 외 거래에서 4.44% 더 뛰었다. 다만 연초에 비하면 여전히 2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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