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개편안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양도소득세의 세율을 기존 세율에 최대 30%포인트까지 가산하였고,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도 6%(농어촌특별세 포함 7.2%)까지로 올렸다. 또한, 1주택자도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위적으로 올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자동으로 인상되었고, 종합부동산세의 최고세율도 3%(농어촌특별세 포함 3.6%)까지 올렸다. 특히 다주택자 중과세뿐만아니라 1주택자 중 과세표준 9억 원이 넘는 경우에도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3%(농특세를 포함하는 경우 3.6%)까지 오르기 때문에 원본 잠식의 수준이 되었다. 내년에도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인상되도록 예정되어 있어서 1주택자의 경우에도 세금은 더 증가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에서 기획재정부와 헌법재판소가 과거에 어떠한 입장이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08년에 기획재정부는 종합부동산세의 완화를 발표하면서, ‘최고세율이 4.8%(농특세 포함)로서 20년 후 원본잠식을 초래→ 독일에서는 20년 만에 원본잠식의 경우 세제가 아니라 규제라는 학설’, ‘종부세제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 ‘주택 최고세율 3%(농특세 포함 시 3.6%)는 원본을 잠식하는 징벌적 성격이므로 담세력 수준을 고려하여 1%로 조정’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2008년에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하여, 주택의 ‘가격 상승이 실질적인 조세 지불 능력의 증가로 이어지지 아니하고’,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과세 대상인 주택의 처분을 강요하는 것에 다를 바 없다’라고 한 바 있다. 이처럼 기획재정부와 헌법재판소는 종합부동산세의 인상에 대해 보수적이었고, 특히 1주택자에 대해 특별 배려를 강조했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종합부동산세의 최고세율을 6%까지 올리면서도 ‘주택 보유에 대한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이라는 한 줄 외에는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거주·이전의 자유, 사유재산, 쾌적한 주거생활 등을 통해 주택을 국민의 보금자리로서 매우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이 점에서 1주택자는 세금 부담을 축소하는 등 특별히 다룰 필요가 있다. 공공복리를 과도하게 앞세워 사유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심대하게 박탈하는 수준의 징벌적 과세는 곤란하다. 다주택자도 원본잠식의 징벌적 과세는 무리이다. 헌법에서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듯이, 주택시장안정화는 조세정책보다는 시장경제에 기초해야 한다. 납세자에 불리한 것은 원칙적으로 소급하지 말고, 부득이 한 경우에는 시행일과 세율에 상당한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법적안정성, 예측가능성 및 신뢰이익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의 조세부담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세금 인상은 결국 탈이 난다. 특히 미실현소득에 대한 세금(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일수록 그렇다. 세금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넘지 않토록 하고, 원본잠식 수준 세율의 인하와 양도세 비과세 9억 원의 상향 등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재산세의 세율을 1% 이내로 고정하고, 과세표준도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취득 후에는 인플레이션율과 2% 중 낮은 값으로 하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보유세를 인상했다면 거래세는 내려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거래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가장 높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해도 7위이다. 이 점에서 1주택자의 각종 세금을 축소함으로써 국민의 보금자리를 잘 살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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