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동료 간부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어려운 때에 먼저 떠나게 돼 미안하다"며 사직의 글을 올렸다.
문 지검장은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며 "고검장ㆍ지검장 1~2년 더 근무하고 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우리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지검장은 "검찰은 특히 각 청을 이끄는 검사장들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느냐"며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사장들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눈치 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 한두 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 시선을, 여러 검사장만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의 참담한 시선을 생각해주기 바란다"며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지검장은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 소리 들어가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며 "그저 법률가답게 검찰청법에 충실하게 총장을 중심으로 국민이 여러분에게 부여한 소임을 다하시고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한 퇴임을 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문 지검장은 11일 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됐다. 문 지검장은 인사 직후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8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이번 인사에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