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반토막' 사모펀드 잔고…시중은행 'WM' 경쟁력 키운다

입력 2020-08-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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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 포비아 확산, 안정성ㆍ기초체력에 집중

잇달아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시중은행들이 단기 성과 대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WM(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은행권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5조162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말(11조1537억원)에 최고점을 찍은 뒤 12개월 연속 감소추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 잔고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7월 이후 통계에서 은행권 사모펀드 개인판매 잔고는 5조 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 잔고가 줄어든 이유는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등이 터지면서 사모펀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금융당국의 철퇴도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하나·우리은행에 영업정지와 투자금 전액배상 등을 결정했다. 여기에 사모펀드에 대한 고객 관심이 줄면서 사모펀드는 은행에서 씨가 마른 상태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현재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사모펀드 판매 비율이 높았던 신한은행도 대폭 줄이는 등 사모펀드 포비아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같은 특정 상품에 치중하기 보다 WM(자산관리) 전반에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고액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 고객을 겨냥해 PB(프라이빗 뱅킹)와 IB(투자은행)를 결합한 PIB 서비스로 차별화를 기도하고 있다. 강남에 이어 최근 서울 중구에 PIB센터 2호점을 열고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1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고액의 자산 고객에게 은행과 금융투자의 상품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인 ‘WM 사업부문’을 출범시키는 등 WM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고객자산가를 대상으로한 1대1 맞춤형 종합관리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WM복합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WM복합점포 확장은 'PG(파트너십 그룹) 2.0 전략' 일환이다. PG 2.0 전략은 국민은행의 대면 영업 채널 혁신 모델로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가 핵심이다. 지난달 WM복합점포 '노원PB센터'를 그룹의 첫번째 PIB센터로 열었다. 연내 5곳의 WM 복합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WM 그룹을 신설하고, 자금시장그룹을 승격하면서 기존 16개 그룹에서 18개 그룹으로 확대했다. WM 그룹을 통해 하나은행의 자산관리 비즈니스 역량 재건을 위한 추진 동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첫 PCIB’(PB+CIB) 점포를 연다. 개인고객 위주의 WM 영업에서 벗어나 법인고객의 자산관리와 자금조달까지 한번에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PB고객 대다수가 고액자산가로 개인(CEO)의 △자산관리 업무와 함께 본점 IB 부서의 IPO(기업공개), 인수합병(M&A) 등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개인고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법인고객까지 확대해 고객니즈를 충족 시키기 위해 PCIB 점포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중서울 강남권에 PCIB 1호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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