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략을 한 단계 더 구체화했다.
순수 전기차(EV)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출범하고, 향후 신차는 주행거리 연장형과 고성능 버전 등 두 가지로 양분한다. 지난해 포니 쿠페를 베이스로 등장한 ‘콘셉트 45’는 내년 상반기 주행거리 연장형 '아이오닉 5'로 데뷔한다.
10일 현대차는 "내년부터 선보일 EV 브랜드를 ‘아이오닉’으로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2024년까지 신차 3종을 출시한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먼저 기존에 팔리던 친환경차 모델명 아이오닉은 이제 EV 브랜드가 된다. 앞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EV 등으로 나왔던 아이오닉은 7월부터 EV만 생산 중이다.
제네시스가 모델명에서 브랜드명으로 교체된 것처럼, 아이오닉도 모델 이름에서 브랜드 이름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주행거리 연장형과 고성능 버전으로 차별화=EV 전용 브랜드 출범과 함께 제품도 두 가지 전략으로 나뉜다.
내년부터 현대차 EV는 △주행거리 연장 버전 △고성능 버전으로 양분된다. 400V(볼트)와 800V로 전압을 차별화해 각각의 주행 및 차종 특성에 배터리 전압을 차별화한다는 뜻이다.
2024년까지 4년 동안 나올 총 세 가지 EV 역시 이런 전략으로 나뉜다. 브랜드 이름 아이오닉을 앞세우고, 그 뒤에 숫자가 따라 붙는 방식이다.
첫차는 콘셉트카 '45'를 기반으로 하는 준중형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CUV)다. 현대차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이용해 출시하는 첫 EV로, 차 이름은 아이오닉 5로 결정했다. 400V 전압을 앞세운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이다.
특히 아이오닉 브랜드가 선보이는 첫 번째 EV인 만큼, 다양한 신기술을 총망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20분 내 배터리의 80%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새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충전한 배터리를 앞세워 450㎞ 이상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에는 고성능 EV 콘셉트 ‘프로페시’를 바탕으로 한 양산차를 선보인다. 모델명은 아이오닉 6가 되고, 이 차종은 800V급 고성능 EV로 자리매김한다.
중형 세단급인 아이오닉 6는 포르쉐의 고성능 EV 세단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막’과 공동개발 중이다.
앞서 리막과 포르쉐가 공동개발한 타이칸은 0→시속 100㎞ 가속을 2.8초 만에 끝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6 역시 이와 맞먹는 고성능을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모델별로 성능과 주행거리 차별화 추진=이밖에 2024년에는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대형 SUV 출시도 예고했다. 이 차는 아이오닉 7이 된다.
EV 전용 플랫폼 E-GMP의 경우 차 길이와 높이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이른바 '플랙서블' EV 플랫폼이다. 아이오닉 5와 마찬가지로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올해 1~5월 전기차 판매량에서 세계 6위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오르는 등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EV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앞세워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56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급성장하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조원홍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은 EV 전용 브랜드 출범과 관련해 “아이오닉 브랜드는 고객 경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고객에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기반 진보한 전동화 경험을 선사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