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시피] 코로나발 경기침체, 립스틱 대신 불티난 ‘해외 명품’

입력 2020-08-11 15:54 수정 2020-08-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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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가 유행하고 명품 립스틱이 많이 팔리면 경기 불황”이라는 속설이 있다. 미국의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인 에스티 로더는 2001년 9·11테러 직후 맞은 불황기에 ‘립스틱 판매와 경기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립스틱 지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 가늠자로 활용되던 립스틱 효과가 코로나발(發) 경기침체 국면에선 들어맞지 않고 있다.

바로 ‘마스크’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마스크를 필수 착용하고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서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크를 쓰면 기껏 예쁘게 칠한 입술도 번지기 마련. 결국 코로나발 경기침체 국면에서 이런 ‘립스틱 지수’가 소용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립스틱’ 대신 많이 판매된 제품은 무엇이 있었을까.

◇백화점·대형마트 대신 온라인서 쇼핑하는 소비자들

언택트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은 물론 여가용품·가전·해외명품까지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11번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밀키트·쿠킹박스’ 판매 실적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과 외출·외식을 꺼리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분기 251%, 2분기 211% 각각 성장했다.

반면 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2분기 숙박·항공 등 ‘여행’ 카테고리 실적은 58%, ‘향수’ 15%, 립스틱 등 ‘메이크업’ 부문은 4% 각각 감소했다.

생활 만족도를 높여주는 대형가전 판매는 눈에 띄게 늘었다. 2분기 실적을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냉장고’와 ‘세탁기·건조기’는 각각 55%, ‘TV’는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파가 붐비는 곳을 피해 한산한 여가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캠핑’ 관련 용품 판매도 같은 기간 32% 늘었다.

인터파크에서는 냉장고·세탁기·김치냉장고 등 ‘대형가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분기 15%, 2분기 35% 증가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TV·빔프로젝터 등 여가용 영상가전 수요도 늘었다. 2분기 LG·삼성전자 TV는 3배, 빔프로젝터는 2배가량 판매가 확대됐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트러블이 늘면서 피부관리기 등 ‘이·미용 기기’ 매출도 2분기 75%나 급증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사지기·안마의자 등 다양한 라이프 가전 카테고리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명품 시계도 이커머스서 산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일환으로 명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이커머스 내 명품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 패션·잡화 등은 제품을 직접 보고 사려는 소비자가 많은 대표적인 ‘백화점 품목’으로 손꼽히는데, ‘비대면 쇼핑’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명품을 구입하려는 소비 성향이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에 따르면 1분기 수입 명품 의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지갑·벨트는 8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온라인 명품 소비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져 명품 가방 판매량은 37%, 시계는 72% 각각 성장했다.

반면 베이스 메이크업 부문과 색조 메이크업은 각각 46%, 22% 판매가 감소하며 전통적 불황형 소비로 대변되는 ‘립스틱 효과’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색조·베이스 메이크업 등 뷰티 품목은 판매가 줄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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