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11~12월에 대대적인 신차 할인을 준비한다.
오는 11월 코리아 세일 페스타 시작에 맞춰 통 큰 할인과 프로모션, 무이자 프로그램 등을 내세워 내수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관련 부처, 현대캐피탈 등과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11일 현대ㆍ기아차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양사는 11월 1~14일로 예정된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전에 없던 대대적인 할인을 준비한다.
양사 국내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모델별 할인 폭과 비율, 프로모션 등의 범위를 설정해 구체적인 기획안을 마련하고 이를 윗선에서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할인 폭과 프로모션 등은 차종별로 차이가 나는 만큼, 구체적인 비율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양사의 중형ㆍ준대형 세단, 중형 SUV 등은 사실상 내수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어 출혈 경쟁보다 효율적인 판매향상, 각각의 생산 가능 수량, 재고, 대기고객 등을 고려해 할인 비율과 프로모션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2015년 메르스에서 시작한 소비 촉진 이벤트=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대표적인 하반기 내수 소비 촉진 행사다.
미국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활성화된 '블랙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2015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 메르스 창궐로 인해 내수시장이 급격히 침체하고 경기불황이 가중되자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마련한 대규모 할인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도하고 재계 주요기업와 유통업계가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 중이다.
행사는 12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업종별로 대기수요가 증가하는 11월에 치러진다. 매년 11월 1일에 시작해 품목별로 최대 3주 동안 대대적인 할인이 시작된다.
2018년부터 자동차 업계도 본격적으로 행사에 참여 중이다. 이 기간 대대적인 마케팅과 할인을 앞세워 내수판매 확대, 재고 조절, 공장 가동률 향상 등의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선착순 1만6000대" 외쳤던 현대차 '조기 완판' 효과=내수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4분기가 가장 성수기다. 이어 2분기→3분기→1분기 순서로 차가 많이 팔린다.
4분기는 연식변경을 우려해 신차 구매를 망설이는 대기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이를 겨냥해 완성차 메이커는 할인 폭을 확대해 소비를 촉진한다.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승용차 기준 4~10% 할인율을 선보였다. 상용차의 경우 최대 20%까지 할인율을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는 "선착순 1만6000대 한정 판매"를 강조해 구매를 염두에 둔 고객들을 일찌감치 전시장으로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조기 완판' 기록까지 세우며 적잖은 관심까지 끌어모았다.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며 내수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내수 소비심리 향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주요 모델 대부분 신차…"통 큰 결단 나올 수도"=올해는 상황이 더 절실하다.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확산이 시작되면서 경기 위축이 본격화한 만큼, 내수 경기 회복이 절실한 상태다.
올해는 단순하게 할인율을 제시하는 것 이외에 저리 할부 또는 모델별 장기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추가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등이 무산되면서, 고가 소비재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예비 고객이 늘어난 만큼, 금융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이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맞춰 대대적인 소비촉진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가 해외 부진을 만회해온 만큼, 하반기 이례적인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기존 고객과 형평성을 고려하면서도 통 큰 결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