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주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중국과 일본 등과도 기존 통화스왑 규모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의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 감소세를 감안 정부가 통화스왑 계약이란 단기 방편을 통해 줄어드는 보유고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4일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274억달러나 감소해 사상 최대 규모의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7월에 105억8000만달러 감소했으며, 8월 43억2000만달러, 9월 35억3000만달러 등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스왑' 이란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의 달러 외환보유액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일 재무장관회의와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중국, 일본과의 통화스왑 확대를 논의해 왔다.
특히 중국과는 한중재무장관회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셰쉬런 중국 재무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재무장관회의’를 열어 현재 한은과 인민은행간 40억달러 규모의 원·위안화 통화스왑 계약의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중국 인민은행과 100억∼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협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측 협상 당사자인 한은은 "추진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특히 이번 협정에는 위안화-원화 교환이 아닌 달러화 교환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줄어 들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외환보유액은 9월말 현재 1조9056억 달러로 전월보다 214억 달러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한중간 통화스왑 확대가 강력히 추진되는 배경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계획대로 한국이 중국과 통화스왑 계약을 확대하고 일본과의 통화스왑 한도를 확대하면 외국으로 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가 한미 통화스왑 300억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창구 활용 220억 달러 등을 포함할 경우 최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통화스왑은 단기적인 외화 자금융통 방편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10여년전 IMF 구제금융이 장기이고 구조조정 등 엄격한 요구 조건이 수반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일본과는 중국만큼 구체적인 통화 스왑 확대를 위한 논의는 이뤄지지 있으나 이달 26일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거시경제 금융안정 워크샵에서 이의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