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공개 사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통합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소 비공개 석상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저지른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당 지도부 차원에서 사과할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고 한다.
전날 비대위 산하에 있는 총선백서 제작특위는 탄핵과 관련한 의견 정리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선거의 패인이라는 내용의 ‘총선백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에 공감하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무릎을 꿇는 사과가 아니라 그 정도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언급하는 이유는 통합당이 그동안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어 국민 호감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의견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진솔한 반성이 미흡했다”며 “과거에 대한 분명한 사과나 이 같은 마음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국민 사과 시기나 진행 방향, 방법에 관한 논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박근혜 사면론’도 제기됐다. 얼마 남지 않은 광복절에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수 성향의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오는 8·15 광복절에는 ‘분열의 상징’으로 변해 버린 광화문 광장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복원해주길 바란다”며 박 전 대통령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40개월째 수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며 “용서와 화해만이 촛불과 태극기를 ‘적’이 아닌 ‘우리’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통합당 의원 역시 SNS에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올해 광복절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은 1234일의 수형일수를 채우게 된다”며 “너무 가혹한 숫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