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권대중 교수 “집값 오르는 게 부동산 역사, 어떤 규제로도 시장 못 잡아”

입력 2020-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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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공급 풀 시점에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는 난센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반시장적인 규제를 계속 쏟아내면서 정책 부작용과 함께 시장 왜곡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반시장적인 규제를 계속 쏟아내면서 정책 부작용과 함께 시장 왜곡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했는데 대통령과 참모진이 시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역사적 사실이다.”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대한부동산학회 사무실에서 만난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반시장적인 규제를 계속 쏟아내면서 정책 부작용과 왜곡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집값은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지 않는다”면서 “규제로 눌러서 일시적으로 조금 떨어지더라도 이후에 훨씬 더 많이 올라간다. 집값이 다 올랐는데 누구도 이전 가격으로 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 10억 원짜리 주택이 20억 원이 됐는데 소득은 안 늘었다. 부동산 가격만 뛰었는데 세금을 다 올렸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보유세는 우리나라가 분명히 낮다. 하지만 취득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조세를 다 합치면 영국에 이어 2위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에 대해선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 탓이라고 해석했다. 정부가 정책을 쏟아내도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사회적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국토부와 금융위에서 사법경찰권을 갖고 있는데 조사를 나가면 부동산 중개소들이 다 문을 닫고 도망간다. 지금도 충분하다”며 “그런데 감시기구를 또 만들겠다는 것은 더 이상 행정으로 안 되니 사법으로 간다는 말이다. 안정화와는 거리가 멀고 시장을 옥죄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이제는 어떤 정책을 내놔도 시장에 먹히지 않는다”면서 “공급을 늘리고 수요는 분산시켜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처음부터 '역수요 공급 법칙'을 쓴 것 같다. 공급이 충분하다면서 늘리지 않고 수요가 분산될 걸로 봤는데 이러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8‧4 공급 대책으론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도 낮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공공참여 고밀재건축은 인센티브가 너무 적기 때문에 거의 안 될 것”이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의 트리플 악재다. 공공부지 활용은 새로 갈 곳을 물색해 건물을 짓고 이전하고, 빈 땅에 집을 지어 입주하는 데까지 기간이 한참 걸린다”고 내다봤다.

이어 “인구구조와 가구 변화로 10년 후부터는 시장이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며 “그러면 지금 필요할 때 공급해야 하는데 당장 입주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민간 재건축ㆍ재개발 규제를 다 풀어도 5년, 10년이 걸린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점점 더 방향성을 잃고 시기도 놓쳤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공청회도 없이 주민 의견은 듣지 않고 발표하니 지자체와 불협화음이 난다”며 “부동산시장은 정책이 끌고 가면 안 된다. 시장의 기능에 맡기고 원만하게 조정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주의 국가는 규제가 이기지만 자본주의 국가는 시장이 이긴다”면서 “반시장적인 정책으로 친서민 쪽으로만 가니까 중산층과 부자들의 반감을 샀다”고 평했다.

그는 “공급도 수요자가 원할 때 시의적절히 해야 하는데 도심지 재건축ㆍ재개발을 다 묶었다”며 “일본처럼 앞으로 대도시 외 지역들이 슬럼화 될 수 있다. 중장기 균형 발전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단기별로 시행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너무 급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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