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해리스 출격에 민주당 아군으로 돌아선 월가·실리콘밸리

입력 2020-08-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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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민주당 내 규제 도입 온건파로 꼽혀…바이든과 첫 공동 기자회견 나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미국 경제 1번지 월가와 혁신 1번지 실리콘밸리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 소식에 잔뜩 고무됐다. 월가와 실리콘밸리는 해리스 의원이 규제 강화 고삐를 조이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균형을 맞춰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주주자본주의를 끝내겠다”며 공개적으로 월가와 실리콘밸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법인세와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 1월 언론에 “통신품위법(CDA) 230조를 폐지해야 한다”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CDA 230조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사용자가 올린 게시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법으로 IT 기업의 법적 방패로 꼽혔다.

반면 해리스 의원은 상대적으로 규제 도입에 온건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금융과 경제 관련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풍부하다. 해리스 의원의 오랜 후원자인 찰스 필립스 흑인경제연맹 회장은 “그녀는 기업이 잘 돼야 국가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시스템이 만든 이득이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할 수 있도록 파이를 확장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 경선에서 중산층 감세와 세금 공제 등 차별화된 공약을 들고나와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월가는 이런 해리스의 성향이 바이든 후보의 규제 강화 방침을 완화해주리라고 기대한다. 빌 데일리 웰스파고 홍보책임자는 “해리스 의원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진보적이긴 하지만 기존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보다 견고히 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역시 해리스의 등장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인 해리스는 실리콘밸리를 지역구로 두고 있어 구글이나 아마존 등 IT 대기업에 우호적인 발언을 종종 내놓았다. 세계 최대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만과 데이비드 자폴스키 아마존 총괄변호사 등 IT 업계 거물들이 그녀의 정치 자금을 후원하고 있다. 그녀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을 해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IT 기업 전문 로비업체인 프랭클린스퀘어그룹의 맷 타니엘리언 공동 창립자는 “해리스는 훌륭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리스 의원이 IT 업계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 지명 후 처음으로 바이든 후보와 함께 공식 석상에 나섰다. 이들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를 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해리스 의원은 연단에 올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미국에 최악의 타격을 가져왔다”며 “트럼프의 실패로 인해 미국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며 “바이든 후보와 내가 다시 더 나은 국가를 만들겠다”고 정권 탈환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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