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주명(57)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이나 전보 요청을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13일 오전 9시5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해 3시간 4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그를 성추행 방조 혐의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중 처음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김 원장은 "알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하고, 가진 자료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전보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성추행을 조직적으로 방조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은 지난달 16일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여기에는 김 원장을 비롯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포함돼 있다.
김 원장은 "가로세로연구소는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해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ㆍ방조ㆍ묵인한 것처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해 민ㆍ형사상의 엄정한 법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이날 발언은 피해자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전 시장의 전 비서 A 씨 측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4년간 비서실 근무 당시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20여 명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전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서울시장 비서실장으로 비서실을 총괄했다. 이 기간은 피해자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한 시기와 일부 겹친다.
김 원장은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지겠다"며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법 절차에 따른 진실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