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객 사업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2분기 3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면, 화물 영업에 주력한 대형항공사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상장사들은 올해 2분기 243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 에어부산은 각각 별도기준 영업손실 596억 원, 514억 원에 머물렀다. 티웨이항공 또한 48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CC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2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 843억 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 플라이강원도 고려하면, 적자 규모는 3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LCC와 달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흑자를 달성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1485억 원, 1151억 원이다.
항공사 간 희비가 엇갈린 것은 사업 구조와 연관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여객 사업뿐만 아니라 화물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감소하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영업에 주력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동기 대비 22% 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전세편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
반면 LCC들은 매출의 상당수를 여객 사업에 의존한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최근 국내선을 잇달아 취항했지만,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형항공사들은 2분기 선방했지만, 이 기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지 불투명하다.
글로벌 항공사들도 본격적으로 화물 영업을 시작하면서, 항공 화물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류제현 연구원은 “7~8월 누적 항공 화물 운임은 2분기 평균 대비 10~20% 하락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체들의 실적이 안정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제선이 예년 수준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리스크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아 국제선이 언제부터 정상화될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