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악화 갈수록 '심각'…대량 실업 우려도

입력 2020-08-17 09:13 수정 2020-08-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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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11개월쨰 감소...실업급여 신규 신청 속출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고용 악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 부진 지속으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날이 갈수록 급감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실업급여 신청에 나서는 제조업 종사 근로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휴업에 나선 제조업 사업장 또한 불어나면서 대량 실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제조업 사업장에 취업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수는 작년 9월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대비)를 이어갔다. 눈에 띄는 점은 달을 넘길 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제공=고용노동부)
(자료제공=고용노동부)

작년 9월 -7000명을 기록한 감소폭은 같은해 10월 -8000명, 11월 -1만3000명, 12월 -1만7000명, 올해 1월 -2만6000명, 2월 -2만7000명, 3월 -3만1000명, 4월 -4만 명, 5월 -5만4000명, 6월 -5만9000명, 7월 -6만5000명으로 확대됐다. 특히 7월의 감소폭은 외환위기가 나타난 1998년 1월(-10만 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작년 9월 357만2000명에서 지난달 351만500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937만1000명에서 953만3000명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대비를 이룬다.

올해 초까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로 인한 수출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3월 도래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더 악화되면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폭이 배가 됐다. 우리 수출은 올해 3월을 시작으로 5개월째 감소세(전년대비)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직장을 잃은 제조업 종사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현황에서 잘 드러난다. 올해 1~7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89만7000명으로 이중 제조업 종사 신청자가 17.1%(15만3000명)를 차지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지속 시 제조업의 대량 실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휴업에 나선 제조업 사업장이 상당하다는 점이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1일~이달 7일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고용부에 고용유지조치(휴업ㆍ휴직) 계획을 신청한 전 업종 사업장 수는 7만7110곳으로 이중 제조업 사업장이 29%(2만2384곳)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져 이들 제조업 사업장의 경영난이 더 가중된다면 휴직에 들어간 근로자들이 실직자로 전락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의 고용 악화는 수출 부진에서 비롯되고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정부와 기업이 수출을 끌어 올리기 위한 국제(가격)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는 높은 노동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노동비용의 영향을 덜 받는 신산업 진출을 위한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출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현재로선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막을 방도가 없는 만큼 일단 노사가 인건비 조정 등에 협력해 고용 유지에 적극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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