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수출이 세계 경제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죽을 쑤고 있으니 정부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수출은 올해 2월 3.5%의 증가로 14개월이란 길고 긴 감소의 끈을 끊었다. 최근 만난 정부 관계자는 “2월에 수출 감소를 끊어내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았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만약 2월에 플러스 전환에 실패했다면 7월까지 20개월 연속 감소의 오명을 남길뻔했다. 오명을 넘어서 코로나19, 고용 위기 등과 함께 ‘수출 20개월 연속 감소’가 주는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다. 수출 감소의 긴 줄은 끊긴 했지만, 수출은 여전히 감소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K-서비스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을 이달 13일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확대는 서비스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 세계가치사슬(GVC) 재편 과정에서 무역구조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한류 K-방역으로 높아진 국가 브랜드를 바탕으로 상품교역에 치우친 무역구조를 혁신하고 서비스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이번 대책을 세웠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08년과 2019년 우리나라 상품과 서비스 수출 순위는 상품이 12위에서 7위로 올라섰지만, 서비스는 13위에서 16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총 수출 중 서비스 비중은 16.6%로 세계 평균인 24.4%보다 7.8%포인트 낮다. 특히 이 비중은 14~16%대의 박스권 안에 머물고 있다. 이 벽을 뚫고 나갈 원동력은 수출은 물론 우리 경제 회복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K-서비스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을 통해 핵심 수출형 서비스 산업에 2023년까지 4조 60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한다. 콘텐츠 제작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1조 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서비스를 집중 육성해 2025년 서비스 10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번 대책이 제대로 먹히면 최악의 고용 위기 타개할 수 있는 단비도 내릴 수 있다. 이달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27만7000명 감소한 271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3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감소세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8월 이후 11년여 만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활동인구 감소,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다. 지난달 15세 이상 인구는 4479만5000명으로 26만5000명 증가했지만, 경제활동인구는 2824만4000명으로 23만6000명 감소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55만1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7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수출 100만 달러 당 취업유발 인원은 상품 수출의 경우 8.2명이지만, 서비스 수출의 경우 21.3명으로 2.6배 높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 51개+알파(α)의 신직업을 발굴·육성하고 사회적 경제 기업의 질적 성장, 자생력·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2022년까지 6만4000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부디 K-서비스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이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불씨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