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금지 해제일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정치권 또한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논의가 불붙는 양상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제도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들만 접근할 수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신용도 파악이 쉬운 외국인과 기관은 공매도를 하기가 쉽지만, 개인은 공매도 종목이나 수량, 기간 등에서 상당히 많은 제한이 있어 사실상 공매도를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공매도 금지조치는 내달 15일로 종료된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최근 증시 불안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개미투자자 보호 취지에서 공매도 금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 코로나19 선제 대응으로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검토해달라"는 요구를 해 관철된 바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주가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이익을 보는 세력이 판을 치도록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입법 계획을 밝혔다.
박 의원은 기관 투자자 등에 비해 개인 투자자가 정보에 접근하거나 공매도에 참여하기 어려운 현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입법안에 담을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우리 주식시장의 공매도제도는 개인 투자자,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간 기회 불평등과 불공정성으로 개인 투자자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있다"며 "경제 위기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현재와 같은 방식의 공매도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하여 국회에서 깊이 있는 검토와 충분한 대안을 마련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3일 "공매도 금지를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추가 연장하고, 불법공매도에 대해 20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도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해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위법한 방법으로 공매도를 하거나 그 위탁 또는 수탁을 한 자에 대한 처벌 수준을 현행 최대 1억원의 과태료에서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과징금으로 상향토록 했다. 또 1년 이상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도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홍 의원은 "불법공매도는 강력한 처벌이 따르는 무거운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형성해 범죄 유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개미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