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범현대가 연결고리 끊어진 HMM 지분 전량 처분

입력 2020-08-18 16:00 수정 2020-08-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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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현대상선 지급보증과 함께 지분 확보…왕자의 난 이후 점진적 지분 축소

(사진=연합뉴스/HMM, 그래픽=이투데이)
(사진=연합뉴스/HMM, 그래픽=이투데이)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가 20년 넘게 보유해온 HMM(구 현대상선)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지분율과 보유 명목 자체가 상징적 의미를 지닌 상황에 '사명' 이 바뀌었고 범현대가와 연결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HMM의 보유지분 0.03%를 지난 2분기 전량 처분했다.

지분율 0.03%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그동안 상징적으로 쥐고 있던 지분이었다. 취득원가가 90여억 원이었지만, 장부가액은 지난해 연말 기준 3억5000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차는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현대상선 지분은 쥐고 있었다. 그만큼 범현대가에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사이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계열사였다.

출발은 이른바 '현대그룹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정몽구 회장과 고(故) 정몽헌 회장의 경영권 분쟁(2000년 7월) 직전이었던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당시 IMF 외환위기의 여파를 마지막까지 겪었던 현대상선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560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에 나섰다. 나아가 이 금액을 연결재무재표상 '우발채무'로 분류했다. 지급 보증과 동시에 현대상선 지분 0.55%를 확보했다.

이듬해 '왕자의 난'이 시작됐고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 현대차그룹 회장과 5남인 고 정몽헌 당시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의 패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후 정몽구 회장이 자동차 부문을, 정몽헌 회장이 건설과 전자ㆍ대북사업 등을 나눠 갖게 된다.

이후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차의 지급보증 규모는 점진적으로 감소했다. 2006년 0.55% 수준이었던 지분은 이듬해 0.4%대로 줄었다. 이후에도 지분율은 점진적으로 줄어 정몽구 회장이 경영일선에 머물러 있던 2017년 말 기준 0.03%까지 하락했다.

이 무렵 HMM과 범현대가와의 연결고리도 끊어졌다.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독자 생존을 모색하기 시작한 HMM은 전직 임원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이후 2년여 동안 현대차가 쥔 현대상선 지분은 변동이 없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올 2분기 현대상선이 HMM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나머지 지분도 처분됐다.

현대차 역시 연결재무재표를 통해 "이번 반기 중 현대상선에서 HMM으로 사명이 변경됐고,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매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사업 연관성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지분법 적용대상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한때 글로비스를 통한 들어왔던 현대상선 인수 제안 거절도 자동차 사업과 연관성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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