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운용 ‘수상한 미술관 계약’

입력 2020-08-19 06:00 수정 2020-08-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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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대구미술관 부속동 10년간 45억에 임대차 계약...계약금 납부 안해 취소

▲대구미술관 입구 전경. 미술관까지는 대로변을 따라 1.2km(도보 16분)를 걸어 올라가야한다. (윤기쁨 기자(@modest12))
▲대구미술관 입구 전경. 미술관까지는 대로변을 따라 1.2km(도보 16분)를 걸어 올라가야한다. (윤기쁨 기자(@modest12))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올해 초 대구미술관 부속시설을 임차하기 위해 관리업체와 45억 원 규모의 임대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확인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한 내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은 취소됐지만 미술품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자금을 빼돌리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25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대구미술관 부속시설 운영을 관리하는 대구뮤지엄서비스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 기간은 2030년까지며, 10년간 총 45억3000만 원을 납부하는 조건이다. 부가세를 포함해 1년간 총 5억 원 내외로 한 달 단위로 환산하면 월 임대료는 4000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계약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기한 내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아 취소됐다. 계약이 취소된 것은 계약금 납부 시점인 3월부터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집중 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자금 유출입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하자 당초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미술관 부속동 건물 전경.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올해 2월 해당 건물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윤기쁨 기자(@modest12))
▲대구미술관 부속동 건물 전경.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올해 2월 해당 건물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윤기쁨 기자(@modest12))

대구미술관은 대덕산 인근 외곽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도 없고 버스 노선은 한 개밖에 없을 정도로 교통이 매우 불편한 지역이다. 이곳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임대차 계약을 맺기 닷새 전인 2월 20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휴관한 상태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는 판매점이 있지 않은 경우 지방까지 내려가서 임차를 하진 않는다”며 “특히 장소가 미술관이라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데 통상적인 경우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차 계약을 맺은 건물은 대구미술관 안에 위치한 부속동으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이뤄진 4461㎡(약 1400평) 규모다. 2008년 3월부터 2012년 7월까지는 A컨벤션이, 2013년 12월 말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는 B컨벤션이 입주해 예식장으로 활용해 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임차가 취소되면서 현재 B컨벤션이 정상 영업 중이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대구미술관은 BTL(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부속동 관리는 전적으로 민간사업자인 대구뮤지엄서비스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을 담당한 대구뮤지엄서비스의 현재 대표이사인 박모 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2월 25일 취임했다. 이번 펀드 사기 사태의 핵심 3인방으로 현재 구속 중인 김재현 대표와 윤모 변호사도 한양대 출신이다.

지난해 기준 대구뮤지엄서비스의 총 자산은 396억8479만 원으로 부채(395억1012만 원)가 전체의 99.6%를 차지하고 있다. 당기손순실은 2억9031만 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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