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모태펀드로 '날개' 단 '제주맥주'…수입맥주 속 우뚝

입력 2020-08-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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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기 10억 원 투자 유치…창업 3년 100억 원 매출 달성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사진제공=농업정책보험금융원)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사진제공=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내 주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정용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에 자리를 빼앗긴 지 오래다. 수입맥주가 더 맛있다는 편견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국내 맥주는 외면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기호만큼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도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라거와 에일 등 다양한 맥주 제조사가 늘어나는 가운데 '1초에 1병'이 팔린다는 '제주맥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맥주는 세계적인 맥주 회사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아시아 첫 자매 회사로 2017년 8월 공식 출범했다. '새로운 맥주 미식 문화를 만들자'를 브랜드 철학을 내세운 문혁기 대표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수입맥주와 경쟁할 브랜드가 없다는 안타까움과 누구보다 맥주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제주맥주를 탄생시켰다.

제주맥주는 사업 초기 투자금 10억 원을 농식품모태펀드 출자조합인 '유티씨그린바이오투자조합'에서 유치했다. 이 투자금은 설비 확충에 집중 투자됐다. 문 대표의 전략이었다.

그는 "맥주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데, 500㎖ 캔을 만들지 못하면 수입맥주와 경쟁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게 된다"며 "우리나라 수제맥주 시장은 생맥주 포장이 기본이고, 그래서 설비 투자에 가장 큰 무게 중심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투자에 따라 제주맥주는 2018년 17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84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서며 매년 20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기 투자금을 유치했던 농식품모태펀드 출자조합 '유엔그린시너지투자조합'으로부터 10억 원의 후속 투자도 받았다.

이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제주맥주는 단순 맥주 제조·판매를 넘어 맥주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도 운영한다. 또 제주맥주 직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원데이 클래스를 열어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최근에는 언택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랜선 시음회 '취어스클럽'을 개최하기도 했다.

제주맥주는 2018년에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박람회' 지원사업을 통해 호치민 국제식품박람회에 참여했고, 올해 신설된 농식품 분야 예비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집중 지원사업(스케일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농금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줬고, 또 체계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는 지원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금원 관계자는 "정부 출자금 기반에 민간자금을 더한 농식품모태펀드로 농식품분야 투자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가진 유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농식품펀드로 출발한 제주맥주는 맥주 스타트업 중 최초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서 앞으로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금원은 올해부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 피투자경영체 중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선정해 토탈(경영·기술·디자인 등)컨설팅과 후속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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