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대 세금 소송’ 이재현 CJ 회장 최종 승소…대법 “1562억 취소”

입력 2020-08-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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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 목적 SPC 설립 입증 부족"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00억 원대 세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증여세로 부과받은 1674억 원 중 1562억 원을 내지 않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0일 이 회장이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등 부과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 회장은 국내 3600억여 원과 해외 2600억여 원 등 총 6200억여 원의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됐다. 이 회장은 조세피난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7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주식을 취득·양도해 이익을 취한 혐의 등을 받았다.

중부세무서는 2013년 9~11월 SPC가 취득한 주식이 사실상 이 회장의 소유로 보고 부당하게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증여세·양도소득세·종합소득세 등 총 2614억 원 부과했다.

이 회장은 이의를 제기했고 2017년 11월 조세심판원은 형사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로 확정된 부분과 관련해 940억 원을 취소하도록 했다.

이 회장은 나머지 1674억 원에 대한 부과처분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SPC, 해외 금융기관 등 명의로 된 주식의 실소유주를 이 회장으로 보고 증여세 등을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세무당국은 명의자가 실제 소유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과세하도록 한 '명의신탁 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했다.

1심은 부당무신고 가산세 71억 원만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며 사실상 패소 판결했다. 1심은 이 회장을 주식의 실제 소유자로 보면서도 “명의신탁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는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부당무신고 가산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봤다.

반면 2심은 이 회장과 해외 금융기관이나 SPC 사이에 CJ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을 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1562억 원 부과를 취소했다. 다만 90억여 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부과는 정당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주식의 실질적 소유자이고 이 회장과 SPC, 해외 금융기관 등 사이에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명의신탁 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기 하려면 세무당국이 SPC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취지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속세, 증여세법상 명의신탁 증여의제(법률상 증여는 아니지만 세법상 증여로 간주) 규정의 요건사실은 과세관청에 증명책임이 있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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