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 또 오른다 …강남4구는 7% 이상 상승 전망

입력 2020-08-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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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분석 결과 전국 0.8%ㆍ수도권 2.5% 상승 관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올해 하반기 서울의 강남 4구 등 인기 지역의 주택가격은 7%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공급대책과 입지선호 현상의 강화로 비교적 관망세를 보였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란 관측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 분석 및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하반기 중 주택가격은 전국 0.8%, 수도권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서울 인기지역의 경우 7%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보유세 강화 등에 따라 갭투자 현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9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풍선효과에 따른 상승세는 연말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방의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경기위축에 따라 주택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지방에 소재한 주택부터 매도물량을 늘리면서 0.1% 상승에 그쳐,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주택시장은 다발적 정부대책으로 인한 혼란과 극단적 규제에 따른 불안감이 시장에 ‘패닉바잉(공황구매)’ 등 공포적 거래 심리를 유발하면서 비이상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16대책 이후 진정흐름을 보여오던 서울 인기지역의 주택가격이 급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정부대책 발표 후 최소 2~3개월 이상 관망기를 가졌던 과거와는 달리 대책발표에도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확대되는 비이상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17 부동산 대책과 7.10 후속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경연)
(자료제공=한경연)

한경연의 동태적·확률적 일반균형(DSGE) 모형의 시뮬레이션 결과,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이후 2분기에 걸쳐 4%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해 충격 전보다 2%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와 총생산은 하락한 이후 15분기 이상 지나야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대책으로 인한 효과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데 반해, 소비·총생산 등 주요 거시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위축 효과는 장기적이라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패닉바잉으로 인한 주택시장의 합리적 의사결정 기능 상실 이외에도 △연내에 공급 가능한 주택물량의 부족 △3000조 원 수준을 초과하는 넘치는 유동성 △제3기 신도시 등에 대한 대규모 보상금 △다주택자의 증여 등 우회거래 증가 △다주택자 매도에 대한 거주 외 지역 현금보유자의 신속한 매물소화 등이 주택가격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전방위적인 부동산 수요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대별·지역별 풍선효과의 지속,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성 증가, 공황구매 현상으로 인한 추격매수세 강화 등에 기인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15억 원 이상 주택 대출금지, 9억~15억 원 주택 대출제한 등 무주택자에 대해서조차 주택시장 규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극단적 규제가 주택소비심리를 자극해 나타난 공황구매 현상은 해당 규제를 존속시키는 한 상당기간 주택시장에 작용해 추격매수세를 강화해 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연이은 정부대책으로 주택시장에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면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공황구매 심리가 주택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러한 현상은 정부가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장균형을 정부의 정책의지로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수요억제 정책은 예외없이 실패했으며, 그 결과는 특정지역의 주택가격 폭등과 계층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과거 부동산 정책의 사례와 본문의 분석결과에 비춰 시장균형을 정책의지만으로 변화시키려는 수요억제 정책은 예외 없이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계층간·지역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유발시켰다”며 “주택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 공급대책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대출금지 등 극단적 형태의 규제는 철회해 주택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한편, 향후 1년간 주택시장 안정의 관건인 다주택자의 보유매물 유도임을 감안해 한시적으로라도 상당 수준의 양도세 혜택을 통해 다주택자의 퇴로를 과감히 열어 주고 공급대책은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공공주도형에서 민간친화형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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