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벌어지는 격차 왜?…시총 7배差

입력 2020-08-20 15:55 수정 2020-08-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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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독서비스 신규 출시 기대에 신고가…삼성은 플랫폼 비즈니스 흐름에 하드웨어 성장 한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 주자’(시가총액 1위 기업)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아이폰 판매 부진을 겪은 애플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장중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한 것과 달리 국내 삼성전자 주가는 2분기 깜짝 실적에도 제자리걸음이다. 시장에선 아이폰 출시 지연 등 악재를 만난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를 출시하면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같은 호재는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양사의 시총 차이는 7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애플에 대해 최근 미국 증시 상승세에 힘입은 시장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으며 자체 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 전쟁 등 외부 시장 영향을 지속해서 받고 있으며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성장성 한계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시총을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애플은 전일 대비 0.58달러(0.13%) 오른 462.8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시가총액은 2조 달러(약 2356조 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 상승은 애플이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애플 원’이라고 이름 붙은 신규 서비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과 애플TV+을 비롯해 뉴스와 게임 등 구독형 서비스로, 하나로 묶여 할인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애플은 구독형 온라인 피트니스 강좌를 출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플 원’은 이르면 오는 10월 아이폰12 출시와 함께 선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에플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애플 주가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쉬 애널리스트는 비중 확대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는 475달러에서 월스트리트 목표가 최고인 51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제리엘 옹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도 매수 유지, 목표주가를 440달러에서 480달러로 올렸다.

제리 엘 옹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성장 잠재력과 수익을 생각하면 현재 동종 그룹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며 “회사의 리스크와 잠재적인 성장을 비교해도 매수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반면, 같은 날 애플의 최대 맞수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시총은 약331조 원에 그쳤다. 이에 양 사의 시총 차이는 7배 이상 벌어졌다. 올 연초 대비 애플 주가는 54.1% 올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0.4% 상승에 그치면서 격차가 커진 것이다.

2013년 초엔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애플의 절반을 훌쩍 넘기도 했다. 당시 애플은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내리막을 탔다. 2013년 1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287억 달러(214조259억 원)로 애플 4237억 달러의 53.9%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양사의 벌어지는 시총 격차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 세계 시장은 제조업에서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애플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자체 OS 운영 체제를 갖추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업 가치도 평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페이스북, 구글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플랫폼 비즈니스와 콘텐츠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애플 역시 자체 OS 운영기반을 토대로 하드웨어 산업 구조를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최근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에 대해선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중심의 사업구조로 여전히 하드웨어 산업 이상의 단계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며 “최근 반도체 등 기존 사업이 선전하고 있지만, 사업 확장성 측면에선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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