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공포감에 ‘투매 현상’까지… 코스피 2300선 붕괴

입력 2020-08-20 16:00 수정 2020-08-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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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하루 만에 약 59조 원 증발…코로나 재확산ㆍ반도체 업황 부진에 증시 ‘출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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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의 하단 지지선인 2300선이 무너졌다. 증시 하락 공포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투매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한국 경제의 ‘주춧돌’인 반도체 부진을 증시 추락 배경으로 꼽고 있다. 예기치 못한 악재가 회복세에 접어들던 국내 경기의 ‘W자형’ 침체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미국발 악재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연방준비제도가 경기 부양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유동성 장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20일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546조 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약 59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스피지수는 오전부터 낙폭을 계속 키웠다. 결국, 2270까지 밀려났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6% 오른 28.15를 찍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 난항 및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보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및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기관과 외국인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이들은 유가증권시장서 각각 8170억 원, 2837억 원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미’ 홀로 1조 원 넘게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기대했던 ‘코스피 3000시대’는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이주 코스피 지수 하단을 2400선으로 예측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진즉에 머쓱해졌고, 키움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이 예상한 2330선 하단도 이날 깨졌다. 빗나가는 예상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글로벌 증시를 떠받치던 유동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공개된 7월 28일~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코로나19 지속이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면서도 과도한 유동성 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향후 전망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코스피 상장사 246곳(컨센서스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조6014억 원이다. 한 달 전 추정치 38조2754억 원보다 하향 조정됐다. 가장 큰 걱정은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업황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 확대외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더불어 IT 관련 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국내 반도체 업황은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실제 이달 1~10일 중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락다운이 재개된다거나 국내 방역이 다시 (거리두기) 3단계로 강화될 경우 기업 실적은 상반기처럼 다시 고꾸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실적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역시 코로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경제지표가 조금씩 회복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수출도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오른 달러당 1,186.9원에 거래를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0.813%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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