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보다 안 좋다"…유통업·자영업자 덮친 2차 코로나 공포

입력 2020-08-23 16:00 수정 2020-08-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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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 광복절 이후 매출 감소세 전환…외식 등 자영업 매출부진·고용쇼크도 확산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코로나19 재확산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외식업계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월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확산으로 매출 감소가 절정에 달했던 코로나 19 확산 초기 3월 이상의 충격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유통업계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는 6월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며 광복절 연휴 전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한자릿수로 늘어났고 광복절 연휴에도 오랜만에 매출 회복세를 맛봤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이후 평일인 18∼20일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게는 3%, 많게는 15%까지 떨어졌다. 대형마트 업계 역시 휴가철 국내 여행 수요가 몰리며 매출 증가세를 누리던 분위기는 광복절 연휴 직후 급반전돼 연휴 직후 18~20일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소비 감소세는 추석 대목 영업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업계는 사전예약판매 등을 통해 추석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올해 추석 장거리 이동이 감소하는 대신 선물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물량을 늘린 업체도 많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확산 초기였던 1분기 이상일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한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대구와 경북 지역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했던데 비해, 이번 재확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1분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0∼20%, 영업이익은 50∼80% 감소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특히 3월 백화점 매출은 40.3%, 대형마트 매출은 13.2% 줄었다.

편의점의 경우 주변 상권 특성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들면 일반적으로 주택가 인근 점포 매출은 늘어난다. 반면 재택근무와 등교 중지 등으로 사무실과 학교ㆍ학원 상권 점포 매출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영업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마켓컬리의 경우 광복절 연휴 이후 매출이 전주 대비 10%가량 늘었다.

다만,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은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집단감염이 나올 경우 배송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콩나물 해장국집. 이 자리에서 10년 째 해장국을 팔아 온 주인 A씨가 이날 장사를 일찍 접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콩나물 해장국집. 이 자리에서 10년 째 해장국을 팔아 온 주인 A씨가 이날 장사를 일찍 접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코로나19 확진자의 잇단 발생으로 고객 발걸음이 거의 끊기다시피한 외식업체는 신음하고 있다.

여의도역 근처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주말 "이번 주 내내 종업원들이랑 TV만 봤다"며 "오늘은 더 기다려봤자 손님이 안 올 것 같아서 종업원들 다 보내고 나도 집에 일찍 들어갈 참"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벌던 것에서 10%도 못 번다”면서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수해 때문에 채소 가격도 너무 비싼데 음식 값은 못 올리겠고, 코로나까지 덮치니 중간에 낀 우리 같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눈앞이 정말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이 식당의 주요 고객은 인근 금융 공기업ㆍ증권사 직원인데, 이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식당엔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식당가에서 예약제 위주로 운영되는 한 해물 전문점의 문이 닫혀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식당가에서 예약제 위주로 운영되는 한 해물 전문점의 문이 닫혀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37년간 여의도에서 생선구이 전문점을 운영해왔다는 B씨는 "우리는 보통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단체 손님은 안 오고 1~2명 개인 고객만 오는 수준"이라며 "하루 매출이 500~600만 원 수준이었는데, 3분의 1 수준인 200만 원밖에 못 판다"고 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3월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수해로 인해 농수산물 재료비가 급등한 가운데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개 업종 고위험시설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소상공인 업주는 물론 근로자들의 매출 부진 및 고용 쇼크도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상공인 중에는 이미 폐업했거나 직전까지 몰린 이들이 상당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점포 철거를 위한 폐업지원금 신청자 수는 총 5963명이다. 지난해 전체 신청자(6503명)의 92% 수준에 육박한다. 중기부는 지난해 87억 원이었던 폐업지원금 예산을 올해 294억 원 규모까지 늘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도소매는 4월부터 회복세였고 제조업도 5월에 바닥을 친뒤 서서히 좋아졌다”며 “2차 재유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중소기업, 소상공인 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9월 말 기한인 대출원금 상환만기연장과 이자상환유예 등에 대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는 기업은 더 시급하다. 중기중앙회는 고용유지지원금 한도 상향과 지원기간 확대를 건의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이 직원에게 준 휴업·휴직 수당을 정부가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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