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 제약ㆍ바이오 상장사 경영진 매도 릴레이

입력 2020-08-23 11:06 수정 2020-08-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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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ㆍ바이오 상장사 경영진이 보유 주식을 줄줄이 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혜 산업으로 엮여 타 업종,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제약사 주가는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급등한 사례가 많으며, 임원진 주식 매도는 해당 시기의 주가가 고점일 가능성이 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운장 대화제약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시기를 재산 증식 기회로 톡톡히 활용했다. 김 회장은 대화제약 주가가 연중 최고점을 찍은 이달 12일 8140주를 1만7110원에 매도했다고 21일 공시했다. 김 회장은 7월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도 5660주를 1만2945원에 현금화했다.

대화제약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테마주로 엮여 급등했다. GSK가 판매하는 자나미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데, 대화제약이 관련 제품에 국내 특허를 취득한 바 있어서다. 3월 연중 최저 582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달 12일 최고 1만80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홍성대 일신바이오 대표 일가도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달 5일부터 홍 대표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홍필기, 박미자, 홍성일, 홍인애, 김재용 씨 등이 3900~6390원에 주식 45만103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일신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설 수혜 관련주로 엮여 이달 13일 장중 7460원까지 찍으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디엔에이링크 임원도 고점매도에 나섰다. 강승표 전무는 남은 보유주식 1만 주를 1만3000원에 전량 매도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강 전무는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6월부터 보유주식 10만 주를 분할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현재 디엔에이링크 주가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로 연초 대비 20배가량 급등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대다수 제약ㆍ바이오주가 상승하면서 코로나19와 상관성이 낮은 신신제약, 엔케이맥스 등의 임원진도 이달 회사 주식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부광약품, 신일제약, 대원제약 등 최대주주 일가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슈로 주가가 급등한 사이 주식을 팔아치워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ㆍ바이오 기업 주가는 코로나19 이슈로 진행 상황과 무관하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사례가 많다”며 “회사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내부 인사가 일정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건 해당 시기가 고점일 가능성이 커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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