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증세 ‘푸틴 정적’ 나발니, 독일 이송...국제사회, 러에 해명 압력

입력 2020-08-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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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7월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7월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차를 마시고 중태에 빠진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2일(현지시간) 독일로 이송돼 베를린 시내의 병원에 입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에 이번 사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 비판에 앞장섰던 야당 세력의 지도자 나발니는 22일 독일에 도착,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베를린 시내에 있는 유럽 최대 병원 샤리테대학병원에 입원해 독극물 반응 등의 검사를 받았다. 병원 측은 바로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앞서 나발니는 20일 서부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갑자기 몸의 이상을 호소해 비상 착륙, 옴스크 병원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가 계속됐다. 병원 측은 21일 “혼수 상태이지만 생명의 위협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와 측근들은 해당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지지자들도 “독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밖에서 치료 받기를 희망했다. 이에 독일 시민단체 시네마평화재단이 주선해 의료 시설을 갖춘 전용기를 통해 베를린으로 이송됐다.

시네마평화재단의 야카 비질 대표는 22일 “나발니의 상태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병세가 회복될지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전날 옴스크 병원 측과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옴스크 병원은 “지금까지의 검사 결과 독이 담긴 흔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발니가 해외 이송을 견딜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며 이송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현지를 방문한 독일인 의사들은 나발니의 상태가 이송이 가능하다고 진단, 결국 독일로 옮겨졌다. 나발니의 가족은 “몸 속에서 화학 물질이 없어질 때까지 시간을 벌려 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각국에서는 사태의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푸틴의 정적이 독극물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한 사건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일체의 관여를 부정하고 있다.

나발니는 푸틴 정권에 오랫동안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공무원의 비리를 폭로하거나 반정부 시위에 많은 젊은이들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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